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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태평양 건넌 조선 궁중악사들

  • 김지윤 소리연구회 소리숲 대표
  •  |   입력 : 2022-04-12 19:21:2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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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상공회의소가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부산시민 UCC 공모전을 기획했다. 유치도시 결과 선정이 내년으로 다가온 만큼 상의는 시민의 유치 열기 확산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왜 이렇게 부산에 월드엑스포를 유치하려고 하는 것일까?

1893년 미국 시카고 만국박람회에 참가해 한국음악을 세계에 처음으로 선보인 조선의 궁중악사들.
월드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3대 메가 이벤트로 불리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개최된 적 없다. 이 월드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로 6개월간 개최되는 세계등록박람회인 만큼 개최도시는 물론 전 세계에 끼치는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한 예로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에펠’은 1889년 파리의 세계만국박람회를 기념하는 에펠탑 건설에 관한 작품인데,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한 당시의 기술로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프랑스의 자존심을 건 센터피스가 필요했다. 디자인 공모에서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구조공학자인 에펠이 제안한 세계 최초의 300m 높이 철제탑이 채택되면서 에펠탑이 건설된다. 보수적인 파리 시민들의 엄청난 반대와 논란을 무릅쓰고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완공된 에펠탑은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 3억 명이 방문한 프랑스 대표 랜드마크가 됐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가한 만국박람회는 1893년 미국 신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한 시카고 만국박람회다. 고종은 ‘대조선(Korea)’이란 국호로 시카고 만국박람회 참가를 공표한다. 출품사무대원으로 임명된 정경원 등 10명의 궁중악사들은 인천 제물포에서 출발해 일본 요코하마,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시카고에 도착한다. 박람회장의 대조선 전시관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조선에서 가져온 물품을 전시했다.

개회식 직후 궁중악사들은 미국의 클리블랜드 대통령 앞에서 왕의 행차에 쓰이는 고취악을 연주했다. 이 연주를 통해 ‘조선의 전통음악이 동양의 전통음악 중에 가장 뛰어나다’는 호평과 함께 상까지 받게 된다. 한국음악이 세계에 첫선을 보인 순간이었다. 고종은 처음 참가하는 만국박람회에 악사를 10명이나 보낼 정도로 조선의 음악에 공을 들인 것은 조선이 중국, 일본과 다른 독창적인 언어와 음악 문화를 가진 자주독립국임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집념이 담겨 있었다. 6개월간 열린 박람회 기간 조선의 사절단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궁중악사들이 먼저 귀국해야 했고, 운반비 부담으로 자신의 악기까지 기증하고 오게 된다. 보스턴 피바디박물관에 소장된 당시의 기증 국악기는 120년 만인 2013년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바 있다.

머나먼 시카고에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용기와 집념이 이제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월드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한 도전의 밑거름이 됐다. 부산대첩, 한국전쟁 임시수도 등 우리 역사의 위기 때마다 큰 힘을 발휘했던 부산이 월드엑스포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창으로 인류에 기여를 할 수 있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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