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 출마할 부산지역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대부분 확정됐다. 4년간 우리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첨병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한 지역정가의 지형이 선거 결과로 이어질지, 인물론을 내세운 민주당은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심사다.
먼저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은 다소 위축된 분위기에서 현역 선출직에 절대 의존하는 공천을 실시했다.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재풀이 적은 민주당이 다소 열세인 지역정치 지형을 극복하고자 현역 위주의 공천으로 나설 것은 예견된 전략이었으니 시민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문제는 후보들이 아닌 당의 분위기다. 현역 단체장 등 후보자들이 사생결단으로 선거에 임하는 와중에 당이 대선 때와 같은 간절함으로 무장됐는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일부 지역위원장들의 처신은 민주당의 간절함을 반감하는 제일 요인이다. 당내에서는 선거의 중추역할을 해야 할 지역위원장들에게 필승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지방선거에서 당의 얼굴인 부산시장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보인 지역위원장은 극히 일부였다. 열세에 있는 지역의 정치 상황을 타개하고자 실오라기 하나라도 잡아서 득표하겠다는 간절함 대신 허구헌 날 기울어진 운동장 탓만 하면서 불평 불만만 늘어놓는 주요 인사들의 행태도 여전하다.
당의 사정이 이 모양이니 현역 단체장 등 후보들의 출마 선언문에서 ‘민주당’이라는 글자가 지워진 것일 테다. 후보들은 한 달 뒤 지방선거를 준비하는데,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과 당은 2년 뒤 총선만 생각하고 있다는 불편하고 서글픈 현실을 민주당 부산시당은 직시해야 한다.
현재 진행형인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은 오만함 그 자체다. 역대 선거 때마다 전매특허처럼 등장하는 삭발과 단식, 법적 대응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번 공천을 앞두고 ‘청년 공천관리위원회’를 가동하면서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현역 국회의원은 2명만 참여하고 나머지 5명(이후 합류한 국민의당 인사 2명은 제외)을 만 45세 이하(당내 청년 기준)로 구성하면서 새 인물을 찾아 당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게 시당의 각오였을 터. 하지만 이런 각오는 온데 간데 없이 공천은 현역 국회의원 등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입김에 철저히 휘둘렸다. 부산지역 16개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당협위원장의 의중에서 벗어나 후보 선출 방식이 결정된 곳은 영도구 한 곳이며, 이마저도 중앙당의 결정에 따라 경선이 진행된다.
특히 시당 공관위는 본선 경쟁력과 도덕성 등은 잠시 내려놓더라도 무소속 출마 전력자 등 해당행위자와 특정한 범죄로 처벌받은 전과자를 걸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마련하지 않았다. 이렇게 기준도 원칙도 없는 공천이 진행되다 보니 형평성 논란은 당연히 제기됐고, 지역마다 제각각의 잣대로 후보자가 선출됐으니 공천 결과에 대한 승복이 요원해진 것이다.
비록 유권자의 선택이 아닌 당의 선택이지만 최소한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데는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합당한’은커녕 ‘근거’도 없이 공천이 진행됐다는 비판에서 시당 공관위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대세에 취해 누구든 후보만 되면 당선될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오만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공천이었고, 또 시당 공관위는 청년으로 포장만 된 채 들러리를 선 것은 아닌지 혹독한 자성이 필요하다.
공천을 비롯한 정당의 일은 내부의, 그들만의 리그다. 하지만 막대한 정당 보조금과 선거 보조금을 지급받는 공당의 운영, 그 중에서도 후보자를 선출하는 공천은 절대 자의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공공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은 정당의 공천 결과인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이제는 유권자의 시간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 권리를 쟁취할 수 없다. 어느 정당의 어떤 후보에게 나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때다.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