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가 지난 1일 새롭게 출범했다. 하지만 선거 후유증은 치유되지 않아 여전히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경남도내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였던 거제와 통영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남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으로 해야 할 일은 쌓여있는데 ‘내편 네편 가르기’에 현안사업은 뒷전이다.
거제시는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시장이 초박빙의 승부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두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하지만 표 차이는 겨우 387표에 불과해 민선 8기가 출범했음에도 지역민심은 여전히 갈라선 분위기다. 치열한 선거전을 치른 탓일까, 선거법 위반 혐의에 따른 검찰 조사도 진행되면서 후유증에 시달린다.
선거 당시 박 시장 측근이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와 박 시장 캠프가 상대 후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 운영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민심 분열을 자극한다.
통영시도 천영기 시장(국민의힘)이 당선되면서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어수선한 건 마찬가지다. 38.93%의 득표율에 그쳐 대표성과 자질론까지 불거졌다. 그런데도 천 시장은 당선 직후 취임도 하기 전에 6억5000만 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시청 사무실 공사부터 착수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어려운 시기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사를 해야 하느냐는 반대론과 변화를 위해서 사무실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는 찬성론이 충돌하면서 갈등을 자초했다. 치열한 선거 탓인지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살생부까지 등장했다. 시의회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지 의문이다.
여야가 ‘8대 8’ 동수인 거제시의회는 원 구성 협상을 수차례 벌였으나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일단 의장단이 선출돼야 이후 일정을 진행할 수 있는데 당장은 아무 것도 할 게 없다. 볼썽사나운 자리 다툼을 지켜보는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통영시의회도 여당의 승자 독식에 야당이 발끈하면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 3석 등을 모두 여당이 차지하면서 결국 야당이 등원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여졌다.
지역사회는 치열한 선거전으로 아직까지 민심이 ‘내편 네편’으로 갈라 서 있다고 우려한다. 편가르기 할 때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원하고 간절히 바라는 현안사업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제와 통영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소도시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 남부내륙철도다. 거제 통영 지역민 모두의 꿈이자 평생 숙원사업이다.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까지 연결하는 총연장 177.9㎞에 총사업비만 4조 8015억 원에 달한다.
이 철도가 2027년 개통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2시간 50분에 주파한다. 수도권과 2시간 대 철도 혁명의 현실화, 일일 생활권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항공, 해양플랜트 등 경남의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가속화하고 남해안을 찾는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도 앞당기게 된다.
향후 거제~가덕신공항 철도교통망을 연장하면 초광역 경제권 구축과 교통서비스의 획기적 개선도 이뤄진다. 이 같은 중차대한 현안사업에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거제 통영 시민 모두가 남부내륙철도 조기 개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또 다른 일거리도 많다. 대전~통영 고속도로의 거제 연장, 거제~한산도~통영을 연결하는 한산대첩교 건설, 가덕도신공항 조성에 따른 광역교통망 확충 등도 조속히 추진돼야 할 사업이다. 남해안 관광벨트 연계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이 같은 지역 현안사업에 행정력을 올인하자.
이제는 ‘내편 네편’이나 가르는 지방 소도시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민심이 분열돼서도 안되고, 따로 놀아서도 안된다. 속 좁게 편 가르는 일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직무 중심의 공정한 인사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달라진 민선 8기를 기대한다.
박현철 남부경남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