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토네이도나 허리케인을 쫓는 폭풍 추적자(Storm chaser)가 있다. 말 그대로 폭풍이 발생하면 대피하는 게 아니라 폭풍의 뒤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자연현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인투 더 스톰(Into the Storm)’에서도 토네이도를 추적하는 기상관측차량이 등장한다. 이 차량 안에는 도플러 레이더와 토네이도의 내·외부를 촬영하는 고성능 카메라 같은 첨단관측장비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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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관측차량. 기상청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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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도 기상관측차량을 운영 중이다. 영화 속 기상관측차량은 주로 토네이도를 추적하지만 기상청 기상관측차량은 태풍·폭염·집중호우·대설 등 다양한 위험기상현상들을 추적한다. 또한 모험과 호기심이 목적인 영화 속 기상관측차량과 달리 기상청 기상관측차량은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 예·특보를 생산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기상관측차량은 왜 필요한 것일까. 최근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국지적인 위험기상 현상이 증가하면서 기존의 고정 기상관측망으로는 지역 곳곳의 날씨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또한 같은 지역 내에서도 지형이나 고도에 따라 서로 다른 날씨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기상관측차량은 이러한 관측 공백을 최소화해 국지적이고 돌발적인 기상현상을 효과적으로 감시하는 하나의 기상관측소다. 지상의 기온·습도·기압·강수량을 관측할 뿐만 아니라 고층 기상관측이 가능해 고층대기의 관측자료를 실시간으로 생산할 수 있다.
기상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이 되면 기상관측차량의 출동 횟수는 늘어난다. 연일 지속되는 불볕더위에 폭염 다발지역으로 출동하여 집중 관측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도심은 인위적인 열을 방출하는 고층건물이 밀집돼 있고, 도로에서 올라오는 지열로 인해 외곽 지역보다 기온이 높게 나타난다. 기상관측차량이 측정한 폭염 관측 결과는 지방자치단체에도 제공돼 피해 예방대책 수립에 활용된다.
기상관측차량은 산불 같은 재난 현장에서도 활용된다. 태풍이 예상되는 길목으로 출동해 태풍의 규모니 이동경로·위험지역을 사전에 예측하는 식이다. 또한 산불 현장에서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기상상황을 현장 지휘부에 전달하여 진화에 큰 도움을 준다.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인 살얼음을 예방하기 위한 노면 관측 업무도 수행한다.
최근 기상 재난의 증가와 변화무쌍한 날씨가 일상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상관측차량은 신속하고 정확한 맞춤형 기상정보 생산에 효율적이다.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기상관측차량의 바퀴는 오늘도 쉼 없이 굴러가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