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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밥심으로 일어나는 농심(農心) 그리고 대한민국

  • 정병규 NH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장
  •  |   입력 : 2022-08-04 19:04:3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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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인의 주식(主食)인 백미. 이 쌀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1991년 국민 1인당 연간 116kg에 달하던 쌀 소비량이 30년 만인 지난해 56kg으로 반토막 나면서 농가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대한민국의 쌀 산업이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요즘이다.

정부에서는 비상조치로 올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지난해 초과 생산한 쌀 27만t에 대한 시장격리를 단행했고, 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7월에도 10만t을 추가로 격리처리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농협도 ‘1·2·3운동’을 통한 쌀 소비확대를 위해 범농협 차원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1·2·3운동’이란, 범농협 임직원 2만 명이 한 달(1)에, 20kg들이 쌀 2포대(2)씩, 3개월(3)간 구매하자는 캠페인이다. 지난해 초과생산된 쌀 재고를 털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농협금융을 활용한 우리 쌀 소비확대 아이디어도 참신하다. 부산신용보증재단에 일정금액을 출연하고, 우리 쌀을 사용하는 소상공인 가게에 경영안정화 자금 대출을 시행하는 협약을 실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렇듯 정부와 농협이 합심하여 쌀소비 촉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요즘 실정이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 이 밥심(밥을 먹고 나서 생긴 힘)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더 빛을 발한다. 코로나 이후 유례없는 인플레이션과 식량수출 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인상까지 거시적인 경제상황은 어려워지고 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요즘 시기. 따뜻한 밥 한릇이 보약이란 걸 잊지 말자.

든든한 집밥 한 그릇에 기운이 나고 마음까지 힐링 되는 것이 우리 한국인이다. 흰쌀밥에 삼시세끼를 든든하게 챙기자. 게다가 쌀은 복합영양소 덩어리다. 쌀에 포함된 단백질은 6~7%로 대부분이 전분질로 되어 있어, 밀보다 질적인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또한 비타민 B와 E 인 마그네슘 등을 함유하고 있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 성인병 등 각종 질병 예방 및 퇴치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도 계속 힘써야 한다. 올해 정부는 분질미(가루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쌀)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분질미 재배를 늘려 2027년까지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하고, ‘식량안보 강화’와 ‘쌀 수급 균형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구상인데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어야 한다.

필자가 거주하는 부산에도 ‘쌀빵’으로 유명한 제과점이 있다. ‘빵천동’이라 불리는 남천동에 위치해 지역 거주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나가며 볼 때마다 쌀 상품화의 가능성을 제대로 실현한 사례라는 생각이 들어 늘 흐뭇하다.

전국의 카페 수는 10만 개 이상, 편의점 수는 5만 개 이상이라고 한다. 특정점포를 넘어 이렇게 많은 접점에서 쌀빵을 주요 제품군으로 팔면 어떨까? 대중이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는 가공식품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수요를 창출할 때 ‘농민의 쌀 제값받기’와 ‘식량안보 유지’라는 목표 달성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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