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에서 음악 생태계가 새롭게 전환돼 고착화된 예를 살펴보자. 일제강점기 판소리가 음악극 형태의 창극(唱劇)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서구식 극장에서 관객이 창극 티켓을 구매해 공연을 관람하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형태가 정착하게 됐다. 같은 시기 서울에 경성방송국이 생기고 축음기가 보급되면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궁중의 왕실음악이나 판소리 명창들의 음악을 방송과 음반을 통해 많은 사람이 언제든 감상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궁중에서 연주되던 음악, 농악과 같은 야외에 특화된 음악 포함 모든 장르의 전통음악이 무대공연으로 실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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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광복절 ‘뮤즈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로 진행된 소리 숲의 ‘섬머 모닝 콘서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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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세기에 걸친 음악 환경의 변화 중에서도 전례 없는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한 무관객 온라인 생중계로 공연 실황을 감상하는 이른바 ‘비대면 온라인 음악회’가 아닐까 한다.
필자는 광복절 오전 조금 특별한 콘서트를 열었다. 연주회 준비는 컴퓨터와 모바일을 이용, 미국에 있는 엔지니어와의 접속으로 시작됐다. 공연 시작 전 미리 연주회 티켓을 구매한 관객은 온라인 앱을 통해 미리 만들어진 콘서트방으로 비번을 입력하고 입장한다. 연주자는 입장한 관객을 앱에서 확인한 후 관객들과 목소리로 인사를 나눈 뒤 연주를 시작한다. 연주가 끝나면 가상의 콘서트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과 대화한다. 관객도 마이크를 켜고 방금 들었던 연주에 대해 피드백을 나눈다.
이 특이한 연주는 실리콘밸리 기반 차세대 인터넷 웹3(Web3) NFT 뮤직 스타트업 ‘뮤즈라이브(museLIVE)’ 플랫폼으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실시간 미국의 기술과 한국의 아티스트가 만나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 플랫폼은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미국 음향회사 돌비(Dolby) 본사 부사장을 지낸 오태호 대표의 웹3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콘서트 스타트업이다. 필자는 비대면이지만 최상의 음향으로 제대로 된 공연 환경에서 관객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음악 플랫폼을 경험했다. 각자 편안한 장소에서 고품질 음악 소리에 집중하면서 감상하고, 연주회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목소리로 소통하는 것도 굉장히 신선했다.
또한 이날 연주한 모든 곡들은 NFT(대체불가토큰)로 제작돼 아티스트에게 공평하게 수익 배분하는데, 이런 시스템은 아티스트와 작품에 대한 저작권의 문제 해소와 지속적 고정수입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해본다.
지금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대중음악 분야의 메타버스가 활성화되지만 클래식 음악 분야도 머지않아 가상현실과 현실세계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의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김지윤 소리연구회 소리숲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