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제국의 종말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9-19 19:56:4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 2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제국주의, 이를 상징하는 대표 국가는 영국이다. 15세기 시작된 대항해 시대를 발판으로 영국 제국주의는 19세기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오세아니아 등을 거느리는 ‘대영제국’으로 거듭나면서 절정기를 맞는다. 20세기 초반까지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통치했다 하니 그 위세는 미뤄 짐작할 만하다.

이런 영국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은 직접 식민통치를 겪지 않은 이유가 컸다. 일본을 상대로 한 비판과 적개심은 여전히 강한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기실 영국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강제병합된 역사의 막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나라 중 하나다. 한일병합의 직격탄은 일본의 러일전쟁 승리라 할 수 있는데, 당시 러시아와 ‘그레이트 게임(영토 전쟁)’ 중이었던 영국은 러시아의 남하를 막고자 동아시아 패권 확대를 노리는 일본과 손을 잡았다. 1902년 맺은 영일동맹은 일본은 중국·조선, 영국은 중국 등에서 이익을 서로 인정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동맹에 따라 영국은 러일전쟁 당시 흑해함대 출동을 막고 발틱함대를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등 전투에서 최대한 힘을 빼게 해 일본에 힘을 실어줬다. 러시아를 쉽게 격파한 일본은 러일전쟁 직후인 1905년 11월 을사늑약을 체결, 영국 등의 묵인 아래 우리 외교권을 박탈하고 통감부를 설치하면서 사실상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했다.

영국 제국주의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로 다시 세계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 차례 세계대전과 지역별 독립전쟁을 거치면서 대영제국은 56개국으로 구성된 영연방(Commonwealth), 즉 ‘공동부를 지향하는 연합체’로 재편성됐지만 아직도 영국 국왕이 국가 수장인 나라가 이들 국가 중 15개국이나 된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허울뿐인 조합이라 하더라도 영연방은 여전히 제국주의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끊임없는 논란을 부른다. 엘리자베스 2세 생전에는 온화하고 겸손한 그의 성품이 이런 비판을 상쇄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더군다나 후임은 ‘세기의 불륜’으로 비난받은 찰스 3세다. 영국이 과거 식민지배 당시 탈취해간 다이아몬드를 되돌려달라는 남아공과 인도 국민의 목소리도 변화한 시대를 보여준다.

19일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계기로 수 세기를 풍미한, 영국으로 대변되는 제국주의가 이제 종말의 시점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왕은 떠났고, 제국주의 군주제도 끝나야 한다”는 마야 재서노프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해는 졌다.

이선정 신문국 에디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원도심 활성화’ 지게골~부산진역 도시철, 경제성에 암운
  2. 2외지인 점령한 사외이사, BNK 회장도 좌지우지
  3. 3산업은행 이전 연내 고시 추진
  4. 4부산시의회 ‘5분 자유발언’ 인기폭발…생중계 소식에 의원 절반이 신청
  5. 5우크라이나, 드론 날려 러시아 본토 첫 공격…전쟁 양상 변화 촉각
  6. 6“집 살 때 가격 기준 종부세 부과해야”
  7. 7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박병원 전 靑 경제수석 “회장 생각없다”…선임구도 바뀌나
  8. 8[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3> 당면(唐麵)의 사회학
  9. 9[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이강인 재발견 이번 대회 최고 수확”
  10. 10금감원장 “낙하산 회장 없다”지만…노조는 용산시위 채비
  1. 1부산시의회 ‘5분 자유발언’ 인기폭발…생중계 소식에 의원 절반이 신청
  2. 2野 이상민 문책 결정...與 "정치쇼" 비판에도 강행, 파행 불가피
  3. 3한 총리 "마스크 해제 내년 1월 말쯤?"...대전 충남 1월1일 공언
  4. 4여당몫 5개 상임위원장 윤곽…행안위 장제원 유력
  5. 5대표팀 오늘 귀국...윤 대통령 내일 만찬 때 16강 쾌거 치하
  6. 6한동훈 '10억 소송' 등 가짜뉴스 무더기 법적 대응 野 "입에 재갈 물리나"
  7. 7민법·행정법상 '만 나이' 통일한다…법안소위 통과
  8. 8"경호처장 '천공' 만난 적 없다" 대통령실 김종대 전 의원 고발 방침
  9. 9윤석열 대통령 "4년 뒤 꿈꿀 것"...축구 대표팀 격려
  10. 10당정,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서민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키로
  1. 1외지인 점령한 사외이사, BNK 회장도 좌지우지
  2. 2산업은행 이전 연내 고시 추진
  3. 3“집 살 때 가격 기준 종부세 부과해야”
  4. 4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박병원 전 靑 경제수석 “회장 생각없다”…선임구도 바뀌나
  5. 5금감원장 “낙하산 회장 없다”지만…노조는 용산시위 채비
  6. 6[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에어팟 프로 2세대' 써보니...공간음향 애호가에 '굿'
  7. 7신세계 아울렛서 크리스마스 ‘인생샷’ 남겨요
  8. 8제조·지식서비스기업 떠난다…부산 산업기반 약화 우려
  9. 9부암3동, 비수도권 최초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지구’ 됐다
  10. 10부동산 호황에 '자산 불평등' 심화…상·하위 격차 64배
  1. 1‘원도심 활성화’ 지게골~부산진역 도시철, 경제성에 암운
  2. 2화물연대에 힘 싣는 민노총
  3. 3대설에 전국 눈 비...부산 울산 경남은 건조특보, 낮 최고 13도
  4. 4경찰, 화물연대 노조원 1명 체포
  5. 5前 용산서장 영장 기각…특수본 수사 차질 전망
  6. 6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재산분할 665억”
  7. 7오늘의 날씨- 2022년 12월 7일
  8. 8창원한마음병원, 취약계층 위한 난방비 1억 기탁
  9. 9부산 기장군 장안읍 도로에서 크레인 불 나
  10. 10신규 확진 7만4714명…수요일 기준 12주 만에 최대
  1. 1[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이강인 재발견 이번 대회 최고 수확”
  2. 2계약기간 이견…벤투, 한국과 4년 동행 마무리
  3. 3세계 최강에 겁없이 맞선 한국…아쉽지만 후회 없이 뛰었다
  4. 4승부차기 3명 실축에…일본, 또다시 8강 문턱서 눈물
  5. 5발톱 드러낸 강호들…16강전 이변 없었다
  6. 6호날두 빠진 포르투갈 대승, 모로코 스페인 꺾고 8강행
  7. 7높은 세계 벽 실감했지만, 아시아 축구 희망을 봤다
  8. 8“레알 마드리드, 김민재 영입 원한다”
  9. 93명 실축 日, 승부차기 끝 크로아티아에 패배…8강행 좌절
  10. 10기적 남기고 카타르 떠나는 축구대표팀…이젠 아시안컵이다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함께하는 나눔, 지속가능한 부산
북극협력주간, 새 북극정책 20년 준비할 때
기명칼럼 [전체보기]
출구전략이 아니라 전력투구가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로또 20년
민경장군의 도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행복했다”…태극전사 투혼, 더 큰 꿈 도전 계기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방역 원칙 일관성 필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이태원 연가
와인 한잔할래요?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