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암 사망률이 국내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 사망률도 최고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울산·경남 다음으로 높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다. 부산의 암 사망률은 2000년 이후 거의 매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암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암 발병요인이 많고 치료 여건이 취약하다는 얘기다. 의료에 뚫린 부산 이탈의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다.
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부산의 암 관련 연령표준화(표준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92.3명으로, 전국 평균치(83.3명)보다 5명 많다. 알츠하이머병 사망률(8.7명)은 평균치(5.4명)를 3.3명 웃돈다. 심장질환 사망률은 울산(39.9명)에 비해 2.3명 적은 37.6명,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경남(23.9명)에 1.2명 미달하는 22.7명이었다. 부산의 치료환경이 암뿐 아니라 주요 질병에 고루 취약한 셈이다. 문제는 암 사망률 최고 불명예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암이 국내 최대 사망원인에 오른 건 오래 전이다. 그런 건강의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무기력하니 다른 지역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암 발생률은 다른 시·도와 비슷한데 사망률은 유독 높게 나온다”며 치료 지원체계가 부족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공공의료 부족이 두드러진다. 현재 전체 의료기관 대비 공공병원 비율이 2.6%로, 17개 시·도 중 최하 수준이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사람이 속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치료가 가능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부산(38.3명)은 강원(39.4명)와 전남(38.8명) 다음으로 높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면 상황 악화는 불가피하다. 전염병 치료를 위해 일반 환자가 자리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병원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서부산의료원은 건립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용역이 끝나면 부지를 매입해 착공할 예정이다. 문제는 동부산의료원이다. 부산시는 금정구 옛 침례병원에 동부산의료원을 짓기로 하고 지난 2월 부지를 매입했다. 건강보험공단이 직영하는 보험자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진척이 없다. 동부산의료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사안이다. 보험자병원 유치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아울러 보다 정교한 인구 대책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환경 개선은 일자리 못지 않게 중요하다. 당연한 일인데도 소홀히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20년 넘도록 암 사망률 최고 불명예가 지속될 리 있겠는가. 매년 수십만 명의 시민이 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 그렇게 유출되는 돈이 1조 원에 가깝다. 의료환경을 혁신하지 않고선 ‘살기 좋은 도시’부산의 꿈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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