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까다로운 업무 협의를 하려고 차를 운전해 해운대 쪽으로 들어섰는데 도로 가에 ‘마, 함 해보입시더!’라고 쓴 펼침막이 잇따라 붙어 있었다. 그 문구를 봤더니 힘이 나더라”고 그는 말했다. 얼마 전부터 부산시내 큰 도로 주변에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기원하는 분홍색 바탕의 펼침막이 일제히 나붙었다. 펼침막들은 ‘2030부산세계박람회-미래 부산을 위해 마, 함 해보입시더!’ ‘마! 부산 아이가!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같은 문구를 담고 있다.
부산의 간선도로인 중앙대로를 다니며 살펴봤더니 펼침막을 건 단체의 명의는 다양했다. 새마을지도자중구남포동협의회, 중앙동새마을부녀회, 한국자유총연맹 부산 서구지회 충무동분회·동래구지회….
2022년 임인년 새해 벽두 국제신문은 ‘마, 함 해보입시더! 우리 함께의 힘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머리로 실으며 ‘우리 함께 함 해보입시더!’를 2022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보자고 부산 시민에게 제안했다. “마, 함 해보입시더!”는 부산이 낳은 불멸의 야구인 고 최동원(1958~2011) 선수가 남긴 어록이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극도로 힘겨운 상황에 내몰렸을 때 강병철 감독의 지시를 받은 최동원 선수가 남긴 말 ‘마, 함 해보입시더’는 부산 정신의 상징이 됐다.
그해 롯데 자이언츠는 우승했다. 부산의 많은 단체가 그런 최동원 어록을 2030 부산 월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문구로 받아안은 것은 반갑고 뜻깊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놓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경쟁 상대가 너무 강하다’ ‘엑스포의 기대효과 자체가 예전처럼 크지 않다’는 등의 의견을 종종 듣는다. 일리 있는 지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시점에 차원을 바꿔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장점, 우리가 가진 힘은 무엇인가’ 하고 자문해본다. 그걸 찬찬히 짚고 발상을 전환하면, 부산이 판 자체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로서 ‘마운드’에 오를 기회는 생길 것이다.
K-테크놀로지와 IT, K-컬처, K-콘텐츠, 창의성, 담대한 발상과 사고 전환, 기업 참여와 정부 지원 같은 요소를 잘 엮으면 경쟁 도시가 갖지 못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올릴 요소가 바로 시민의 높은 참여 열기가 될 것이다. 시민의 높은 참여 열기야말로 내년 11월 판가름나는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여부의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그해 최동원처럼, 한 번 해보는 거다.
조봉권 기획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