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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0-03 19:47:2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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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은 소음 때문에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운행을 못 한다.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장거리 노선(미국 유럽 등) 취항이 어렵다. 부울경 시민은 인천공항으로 갈 수밖에 없어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항공화물은 2018년 기준으로 인천공항이 93.5%, 김포공항이 2.3%, 김해공항이 3.0%를 점하고 있다. 부울경 지역은 부피가 큰 값싼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수도권은 부피는 작지만 값비싼 제품을 생산해 비행기로 수출한다. 수도권 집중 원인 중의 하나가 공항이다. 인천공항이 테러 등으로 멈추면, 비상시 대체공항은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이다. 그래서 24시간 운행이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

2022년 4월 국토교통부는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를 발표했고, 8월 가덕신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착수했다. 국토부의 일정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에 착공하여 공사 기간 9년 8개월을 감안하면 2035년에 개항할 예정이다. 여기에 환경영향평가라는 암초가 있는데, 만약 부실하게 작성된 보고서를 환경부가 반려 또는 부결할 경우 착공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 제주 제2공항이 그랬다.

동남권의 숙원인 신공항은 만들려면 가능한 빨리 만들어야 한다. 부산시가 2030 엑스포 유치와 신공항을 너무 밀접하게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은 적절하지 못하다. 신공항을 만들어야만 엑스포를 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만약 2030년 이전에 신공항이 완공되지 못하면 국제사회에 거짓말을 한 모양새가 된다. 그리고 엑스포 유치가 무산되면 신공항도 무산되는가? 주객이 전도되었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이대로 간다면 2030년 이전에 신공항 개항은 어렵다.

국토부는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공학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안을 제시했다. 활주로가 ‘가덕도 육지와 바다(1안)’ 또는 ‘전부 바다(2안)’에 설치하는 두 가지 대안에 대하여 평가했다. 1안은 부등침하(不等沈下) 우려가 크기 때문에 부적절하고, 부등침하가 1안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했다. 육지에 건설하면 부등침하가 발생 안 하고 바다에 건설하면 부등침하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논리가 꼬였다. 육지에서 하든 바다에서 하든 부등침하는 발생하면 안 되고 현재 우리나라 토목계는 부등침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장래확장성 평가에서 1안은 추가 절취가 필요하고 2안은 바다 매립토사 확보가 어렵다고 했는데, 매립토사를 확보하려면 어차피 추가 절취를 해야 한다. 따라서 1안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1안은 육지와 접한 바다에서 공사를 하기 때문에 공사가 쉽지만, 2안은 완전히 바다 한가운데서 매립하려면 바지선을 이용해야 하므로 공사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당연히 1안이 공사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공사비도 절감된다.2안의 계획고는 15m(해발고도)인데, 태풍 힌남노에 의한 최대파고가 오륙도에서 17.2m로 관측되었다. 이상기후로 더 빈번하게 태풍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안의 활주로는 태풍이 발생하면 잠길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정밀 검토가 필요하다.

지금 국토부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부산시가 당초 제시했던 1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 학계 정치계 등과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또한 장래확장성을 염두에 두는 기본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합리적 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환경영향평가도 꼼꼼히 해야 한다.

다행히 국토부는 “다양한 의견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최적의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데 그치지 말고 한발 물러서서 신공항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신공항의 세부 위치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활주로를 건설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라면, 가덕신공항은 그 목적지가 아련할 것이고 알 수 없는 파도에 이리저리 표류할 것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부산도시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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