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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칼럼] 심청이와 바다날씨

  • 유희동 기상청장
  •  |   입력 : 2022-10-08 07: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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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아버지! 불효여식 청이는 추호도 생각 마옵시고, 어서어서 눈을 떠서 대명천지 다시 보옵시고, 좋은 계모 맞아들여 칠십생남 하옵소서(중략).”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면 어떤 장면인지 금세 알아차릴 것이다. 고전소설 ‘심청전’을 판소리로 엮은 ‘심청가’의 한 대목이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 아버지의 무사와 행복을 바라며 흐느끼는 순간이다.

인당수는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배가 무사히 지나갈 수 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백령도와 북한의 장산곶 사이 해역 어딘가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백령도에서 귀양살이를 한 이대기가 쓴 ‘백령도지(白翎島誌)’에 따르면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는 북쪽과 서쪽의 조류가 서로 부딪쳐 소용돌이를 이루어 물살이 매우 험하다고 한다. ‘심청전’에서 뱃사람들은 인당수에 사람 목숨을 바쳐 바다가 잠잠해지기를 기원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을 제물로 바쳐 성난 바다를 잠재운다는 말은 허무맹랑하게 들릴 것이다. 과학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은 왜 파도가 집채만 하게 덮치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은 물론 바다 날씨 예측도 가능하다. 제물을 바쳐서라도 안전한 바다를 만들고자 했던 옛사람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바다날씨를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심청전’의 줄거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재미난 상상을 하게 된다.

태풍 ‘힌남노’ 북상을 앞둔 지난달 5일 부산 영도구 남항방파제 앞바다 모습.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바다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위험성에 따른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기상청은 ‘해양기상정보포털(marine.kma.go.kr)’을 통해 맞춤형 바다날씨를 제공해 최대한 피해를 막으려 한다. 여기선 기상실황·특보와 항만·항로·레저·어업·안전·안보·해무까지 7개 분야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누구나 별도의 가입 없이 컴퓨터와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항만’ 분야에선 전국 60여 개 항만의 기상실황과 전국 15개 항만의 정박지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또 ▷‘항로’ 분야에선 국내 및 국제 여객선 항로에 대한 예측 정보 ▷‘레저’ 분야에선 낚시·방파제·서핑·해수욕장을 포함한 해양레저 지점의 예측정보 ▷‘어업’ 분야에선 전 해상의 수온 실황과 30일 장기 수온 전망을 볼 수 있다. ‘안전’ 분야는 안개·너울·이안류에 대한 위험정보를 제공한다. ‘안보’ 분야에선 1331개 해구의 황천 등급과 세계기상기구(WMO) 10단계 기준 해상상태 예측정보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무’ 분야는 바다 안개가 어느 해상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위성영상과 해안의 시정계 관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 광안대교의 폐쇄회로(CCTV) 화면과 시정예측 정보 등 대교 기상정보도 제공한다. 모바일로 ‘해양기상정보포털’에 접속하면 해상풍·파고·최대파주기·평균파향·폭풍해일고 등 예상 일기도를 볼 수 있어 직관적으로 전 해상에 대한 바다날씨 예측을 알 수 있다.

바다날씨는 변화무쌍하다. 매 순간 달라지는 변덕스러운 바다 날씨를 잘 파악하고 예측해 국민에게 위험성을 신속하게 알리는 것은 기상청에 주어진 과제이다. 국민이 원하는 바다날씨 서비스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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