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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다시 제로로 돌아가려면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1-21 19:44:2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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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과 전화하면서 뜬금없이 하늘에 떠있는 구름 얘기를 했다.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물질과 생명은 구름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구름에 포함된 물은 빗물로 지구상에 내려와서 바다를 형성한다. 물로 구성된 바다에서 생명의 탄생이 시작됐다. 정자의 성분에는 물이 있으며 난자의 성분에도 물이 있다. 물의 성분이 있는 정자와 난자가 서로 만나 수정되면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태어난다. 이렇게 태어난 인간이 죽으면 육신은 땅에 남고 체내 수분은 수증기로 다시 하늘에 올라가서 구름으로 원상복귀된다.

그림= 서상균 기자
촉망받는 젊은 유 모 물리학 교수와 함께 얘기를 나눴다. “유 교수, 양자물리학이 무엇이고 질량불변의 법칙은 무엇인가 ?” “선배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모두 가설입니다.” 그래서 나도 혼자 가설을 붙여 보았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소립자가 고온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했다. 소립자인 양자 중성자 중간자가 뭉쳐서 양성인 원자핵을 만들게 됐다. 원자핵 주변에 소립자인, 음성인 전자가 하나 붙어서 원자가 만들어진다. 양성인 원자핵과 음성인 전자가 합쳐지면 제로(0)다. 제로(0)인 원자가 모여 분자와 고분자가 되고, 고분자에 유전자가 고착돼 비로소 세포가 만들어진다. 진화된 세포는 암술과 수술의 식물이 만들어지고, 암컷과 수컷의 동물이 만들어지고, 남자와 여자라는 인간이 만들어진다.

이와 같이 이 지구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는 소립자라는 하나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우리는 신을 하느님이 아니고 하나님이라고 부른다.

남자와 여자는 결혼을 통해 어른이 되어 하나가 된다. 어른이 된 양인 남자와 음인 여자는 임신해 자식을 낳음으로써 비로소 다시 제로(0)로 돌아간다. 이러한 과정이 물리학에서 얘기하는 ‘질량불변의 법칙’이 아닌가 혼자 망상을 해본다. 남자의 정자는 평생토록 후손을 남기라고 해 죽을 때까지 정자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80세 남자도 여자의 나이가 젊다면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여성은 폐경기가 되면 여자의 난자는 더 만들어지지 않는다. 50살의 폐경기 여성이 임신되면 출산의 과정에서 생명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여성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이상의 나이가 되면 임신을 못하게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요새 결혼이 늦어짐에 따라서 40대 여성이 임신을 위해 난임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20대나 30대 여성이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면 50~60%의 임신성공률을 보인다. 그러나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이 임신을 원할 경우에는 조금 상황이 달라진다. 20~30대에서 배란주사를 맞으면 10개 이상의 난자가 나오지만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에서는 1, 2개나 나오면 다행이다. 그래서 요새는 1, 2개의 난자가 나오면 바로 사용하지 않고 수정란을 냉동보관해 놓는다.

이렇게 시험관아기 시술을 3회 정도 반복해 모아놓은 냉동보관된 수정란을 사용하면 임신율을 2, 3배 정도 올릴 수 있다. 여기에서 난임부부는 자신을 진료하는 난임전문의를 신뢰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47세 여성이 아기를 원해 다섯 번의 시험관아기 시술을 했지만 그때마다 난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임신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쉬는 것도 난임치료의 일부라고 생각해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유했다. 그런데 여행 중에 자연임신이 돼 병원을 찾아왔다. 이와 같이 의사가 아는 의학지식이 있지만 항상 예외가 있고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임신이라는 것은 자연현상이고 신의 영역이다. 임신이라는 신의 영역을 넘보는 불손한 난임의사는 상황이 어렵더라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자식을 남겨서 다시 제로(0)로 돌아가는 인간의 마음은 너무나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상찬 세화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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