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경북 칠곡의 한 로또 판매점에서 1등 당첨이 7건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칠곡군 북삼읍에 있는 이 판매점에서 당첨된 7장은 모두 수동으로 번호를 적어 1등의 행운을 잡았다. 판매점 주인은 “동일 인물이 수동으로 구매한 것 같고, 1등 당첨자 관련 이야기의 진위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에는 한 네티즌이 “경북 칠곡 한 곳에서 로또 1등이 7장 나왔는데, 알고 보니 회식 때 부장이 같은 번호를 수동으로 찍어서 직원들에게 선물했다”는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장이 복권을 전부 나눠줬는지, 본인 몫은 챙겼는지를 두고도 여러 말이 나왔다. 사실 여부를 떠나 팍팍한 현실이 힘겨운 서민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다.
일확천금의 대명사인 로또가 오늘 20년을 맞았다. 2002년 첫 발행 후 20년간 7803명이 로또 1등에 당첨됐다. 이들의 당첨금은 총 15조900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20억3800만 원을 받았다. 45개 숫자 중 6개 번호조합이 1등으로 선택될 확률은 814만분의 1이다. 미국 국립번개안전연구원이 밝힌 낙뢰에 맞은 확률 28만분의 1보다 30배 높은 확률이다. 그만큼 로또 1등 당첨은 어렵다. 하지만 올해 6월 11일(1019회차)에는 1등이 50명까지 쏟아져 각종 조작 의혹이 일면서 기획재정부가 나서 “우연히 추첨된 결과”라고 진화하기도 했다.
로또를 즐겨 사는 사람들 사이에는 로또 명당 지도가 있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는 전국에서 1등 당첨자가 제일 많이 나온 판매점이 있다. 지난 8월 기준 1등 45명 2등 181명이 배출됐다. 복권 판매는 2013년 3조 원을 돌파한 뒤로 해마다 치솟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판매액이 5조 원을 돌파했고 올핸 6조 원에 가깝게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불황 속에 서민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하는 로또 분석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당첨 확률이 높은 번호를 찍어주겠다고 유혹해 거금을 편취하는 방식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복권은 정부 독점사업이다. 기재부 밑에 복권위원회가 발행·관리, 수익금 배분을 총괄한다. 복권기금은 주택도시기금, 보훈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등의 재원이 되거나 입양아동 가족 지원, 저소득층 장학사업 지원 등 공익사업에 쓰인다. 무엇보다 로또는 서민의 빈 주머니를 따뜻하게 해주는 위안거리이다. 로또 복권 한장 값인 1000원으로 일주일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 만큼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높은 제품이 어디 있겠는가.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