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아직 정점을 못 찍고 있다. 최근 조금 주춤하나 싶더니 이달 들어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부산의 경우 어제 하루 신규 확진자가 4856명 발생했다. 경남(4215명)과 울산(1330명)을 합하면 1만 명이 넘는다. 전국적으로는 7만7604명이다. 지난 9월 14일 이후 83일만의 최다 수치이다. 때 마침 일부 지자체에서 실내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요구하고 여당 의원이 맞장구를 치는 상황이어서 방역당국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는 7번째 코로나 대유행의 터널에 갇혀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 받는 사람 숫자가 아니다. 주변에는 감염되고도 증세를 숨기거나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 드러난 확진자 수는 8만 명 안팎이지만 숨어있는 환자는 훨씬 많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후유증 두려움으로 백신 접종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본격적인 추위가 몰려오면서 독감 감염자 역시 1000명당 15명으로 늘어나, 코로나와 독감 동시 유행(트윈데믹)이 현실화 됐다. 최악의 경우 올 겨울 하루 12만 명 확진자가 나온다는 전문가 경고가 벌써 울렸고 지금 같은 추세라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코로나 방역의무 가운데 남아있는 건 사실상 실내마스크 착용 하나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며칠 전 정부가 방역조치의 완전한 해제를 오는 15일까지 결정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자체적으로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같은 의견”이라며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마스크 착용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영유아들의 언어 발달을 지연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고,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먹을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 규제의 실효성이 일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코로나 감염 증상이나 후유증이 3년 전 초기에 비하면 훨씬 약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마스크를 안 쓰면 코로나 감염률 폭증은 기본 전제가 돼 버린다. 과연 우리 사회가 후폭풍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 30~40명, 한달에 1000~1200명이 사망하는 질병은 아직 코로나 외엔 없다는 현실을 결코 무시 못한다. 원래 마스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외국의 마스크 정책이 우리나라가 참고해야 할 기준이 될 수도 없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15일과 26일 코로나 방역정책 관련 공개토론회를 연다. 그 결과에 따라 정부 정책 변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리적 경계가 없는 질병에 대한 대처방식이 지자체마다 다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상을 유지하든 완화하든 국가 전체가 움직이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같이 져야 한다. 방역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이 주체여야 한다. 코로나의 실질적인 위협 수준, 의료체계 감내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방역당국의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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