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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신춘문예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01-03 19:24:1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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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는 1912년 신인 문인 발굴을 위한 매일신보 공모로 시작됐다. 이후 1925년 동아일보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문단의 신인 등용문으로 권위를 지켜왔다.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시인 소설가 아동청소년문학가 평론가 등으로 공식 등단했다는 영예를 바로 누린다. 장르별로 단 한 편의 작품만 당선작으로 선정되니 그 가치는 남달랐다. 수백대 일, 많게는 수천대 일의 경쟁을 뚫은 뒤 전문 예술인 대접을 받는 당선자의 새해는 벅찼다.

신춘문예 시즌이 오면 10년, 20년 이상 신춘문예에 도전해도 번번이 떨어졌던 응모자들의 좌절과 당선자들의 그 해 겨울날 감동의 이야기 등이 회자됐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공모했어요.” “첫 응모에 큰 상을 받게 돼 겁이 납니다.” 첫 번째 도전의 당선이든 수많은 좌절 끝에 안은 영광이든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수상 소감에는 ‘인간 승리’에 해당하는 사연들이 묻어 있었다.

신춘문예 복수 당선자들도 나와 주목받았으며, 표절과 상금을 노린 기성 문인의 필명 당선작 발각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런저런 화제를 몰고 온 신춘문예는 새해 가장 큰 문학축제의 장이었다. 어느 해 특정 신문 신춘문예 등단이라는 프로필은 멋진 스펙이었다. 당선 이후 변변찮은 작품 활동으로 신춘문예 당선작이 대표작으로 남고 사라진 사람이 부지기수다. 어쨌든 신춘문예 출신들이 대한민국 문학을 풍요롭게 한 것은 사실이다.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요즘에는 독립출판이 성행하고, 무료출판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책으로 쉽게 엮을 수 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감성적이고 개성 넘치는 글로 인기(팔로워)를 끌면서 작가 타이틀을 얻고 활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신춘문예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신춘문예용 작품 선호 경향과 기성문단 체제를 꺼리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래도 신춘문예는 한국 문단의 신인 등용문으로서 여전히 유용하다는 평이다. 누구나 ‘글 쓰는 사람’이 되는 시대 치열한 경쟁체제의 문학적 가치는 각별하다.

올해도 전국 28개 신문사가 장르별 신춘문예 당선자 100여 명을 배출했다. 지난 2일 새해 첫 신문 지면에 활자로 새겨진 작품들이 독자와 만났다. 당선자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라는 출발 신호다. 당선이 최종 목표가 될 수 없으니까. 진정한 문인 반열에 오르기 위한 더 치열한 작업이 요구된다. 신춘문예 당선자라는 자존심은 큰 힘이 될 게 분명하다. 새해 등단한 사람들의 문운을 빈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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