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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융합과 소통의 한 해 되길

이경미 부산의료원 비뇨기의학과 과장

  • 이경미 부산의료원 비뇨기의학과 과장
  •  |   입력 : 2023-01-09 19:12:5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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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 특별한 공동포럼이 개최됐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대한여성성건강연구학회가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 건강 바로 알기’라는 주제로 한자리에 모여 각기 다른 성격의 모임을 통해 협업을 했다.

그림= 서상균 기자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양성평등 사회와 가족의 행복한 삶 실현을 비전으로 관련 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 운영 보급, 지원사업을 하는 부산의 공공기관이다. 필자가 몸담은 대한여성성건강연구학회는 여성 성기능장애에 관해 연구하고 근거 중심의 치료를 추구하는 국내 유일의 공식학회다.

이번 공동포럼은 청소년기, 성인 및 중노년층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 건강에 관한 조사와 연구, 임상사례, 제도적 이해를 통해 성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련 정책을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열기로 가득했던 공동포럼의 재미났던 내용을 짧게나마 소개하겠다. ‘성·생식건강’이라는 입에 잘 들러붙지 않는 생소한 단어부터 보자. 성·생식건강권이라 함은 안정하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하며, 출산 시기 및 자녀 수 등의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가져야 함을 가리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은자 연구위원은 이 성·생식건강을 소개하면서 국제사회가 이제는 ‘인권’ 중의 하나로 보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월경 피임 의료이용을 중심으로 현실과 주요 현안을 파악한 연구를 발표했다. 40% 이상의 청소년과 성인이 월경으로 학교 등 생활에 지장을 받으며, 약 60% 폐경기 여성이 심한 폐경 증상을 경험했다 한다. 그리고 성인 여자의 상시 피임 실천율은 47.5%로 현대적 피임방법 실천이나 피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현실도 알 수 있었다. 청소년과 성인의 15% 이상에서 성·생식건강에 관한 미충족 의료를 경험하고, 일부는 월경용품 구입과 피임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는 현실도 파악할 수 있었다.

뒤이어 가톨릭대학교 배상락 비뇨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성건강 실태를 발표했다. 부산지역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6.0%(2021년)로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반면, 피임실천율은 61.0%(2021년)로 전국에서 3번째로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성병 유병률은 계속해서 증가하며 2018년에는 1만2753명이었다. 성관계 경험자 중 성병 경험률은 전국 12.5%(여성 12.5%, 남성 9.4%)이며, 부산시민 중 성병에 걸리고도 치료받지 않은 경험이 있는 경우가 75.5%로 높은 편이다. 필자는 요실금과 폐경, 갱년기를 중심으로 중노년 성건강에 대해 소개했다.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사회적인 암’으로까지 불리는 요실금. 우리나라 65~74세의 37.3%, 75~84세의 51.5%가 요실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임에도, 병원에서 요실금으로 진단받는 경우는 4.3%로 현저히 낮다.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은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폐경기 여성의 50%는 불편감을 보고하지만 대부분 병원을 찾지 않는다. 요실금이나 폐경비뇨생리증후군 모두 쉽게 치료되는 질병이지만 여전히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거나 질환에 관해 알지 못해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이 많은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추후 지정토론에서는 부산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 박미주 팀장, 윤하나 이화여대 교수, 부산여성가족개발원 홍미영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해 대한민국의 성교육 현실과 개선점을 포함한 여성의 성건강 정책 확대를 위한 과제를 고민했다.

이번 공동포럼은 여성 성건강과 관련한 의학적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여성을 위해 일하는 분들의 목소리도 듣고 정책적인 방향 설정과 정책으로 이어지기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 등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자리여서 색달랐다. 소통을 나누고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이 같은 자리가 계속 마련되길 바란다.

이러한 협업이 시발점이 돼 실제 정책으로까지 이어져서 계묘년, 양성이 평등하고 가족이 살기 좋은 사회를 이루는 데 일조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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