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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직업병안심센터서 직업병 전문상담 가능해

박정래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박정래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   입력 : 2023-01-16 19:48:1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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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지났다. 그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긴 했으나 ‘안전한 일터 만들기’ 가치가 우리 사회 전반에 크게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중대재해법에서 규정하는 24가지 직업성 질병이다. 목격자도 있고, 사고 정황의 판단이 용이한 사고성 재해에 비해 업무상 질병은 노동자 입장에서 본인 질병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아픈 몸으로 바쁜 직장생활을 감당하기도 어려운데 산재신청부터 이후 승인까지 복잡하고 생소한 절차를 밟으면서 자신의 질병이 업무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을 유지하기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노무사를 찾는다고 해도 자신의 업무 내용을 설명하고 자신이 어떻게 직업병에 걸리게 되었는지 직접 밝혀야 해 중도에 포기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특히 노무사들도 많이 경험하지 못한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신경계질환 급성 중독성 손상 등의 영역에서는 더욱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노동부가 새롭게 추진 중인 직업병안심센터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불편과 고충을 해소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직업병이 발생한 근로자는 먼저 병원 진료과 또는 응급실에 방문하게 되므로, 초기 진단 단계에서 의사들이 질병과 직업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관련이 있다고 의심되면 안심센터 직업환경전문의에게 연계하게 만든다. 즉 재해자의 업무내용과 직업병 발병과의 인과관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병원의 직업환경의학과·응급의학과와 호흡기내과·신경과·피부과 등이 주축이 된 연계방식으로 급성 중독성 손상·호흡기 질환·신경계 질환·피부 질환 등의 영역에서 업무상 질병의 조기발견을 도모하는 것이다. 특히 병원 응급실은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사고성 재해 및 손상·질병을 포괄하여 최초단계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그 역할이 매우 크다. 지금까지 응급실은 환자 생명을 살리는 데 우선하고,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뒷전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업무로 인한 손상이 의심될 경우 직업병안심센터로 연계되어 해당과 전문의로부터 업무 관련성을 평가받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6개 권역에서 안심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울산지역은 고신대복음병원이, 경남지역은 양산부산대학교 병원이 각각 거점병원이 되고, 각 지역 내 주요 종합병원들이 협력병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 내 종합병원에서 거점병원과 연결해 주는 체계를 통해 자신의 병이 직업병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들여야 했던 노력과 시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또한 신청인이 거점병원인 안심센터 상담 의료진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유선상담 문자 카카오톡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필자는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인 창원병원에서 근골격계 소음성난청 정신질환 등의 업무상 질병 산재신청자들에 대한 업무 관련성 평가특진을 맡고 있는 전문의이다. 산재신청한 노동자라면 본인비용 부담 없이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 재해조사팀이 작업현장 방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가 산재승인 여부를 평가한다. 노동조합과 노무사의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장이나 경제적 취약계층 노동자들도 산재승인보상영역에서는 경제력에 따른 차별문제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체계인 셈이다. 현재 전국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 모두가 직업병안심센터사업에 협력병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안심센터사업이 업무상 질병의 조기발견에 머물지 않고, 신속보상과 재활을 거쳐 조기직장복귀까지 통합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체계를 발굴해 나간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직업병안심센터는 아픈 노동자가 병원을 처음 찾는 시점부터 업무상 질병 여부를 전문의사와 상담받을 수 있는 체계를 목표로 한다. 그간 별다른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쳐 질병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는 필자가 속한 근로복지공단이 오랜 기간 추구해 온 공공의 산재의료안전망 확대라는 목표와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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