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물 품앗이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3-01-16 20:17:27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두바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국빈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토후국 가운데 하나다. 막 국제도시로 각광받기 시작할 무렵 취재차 갔던 이 도시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하나 있다. 커다란 야자수 밑에서 분수처럼 퐁퐁 물이 샘솟는 모습이다. 가로수 물을 이런 식으로 주고 있었다. 사막 지역인 UAE는 대표적인 물 기근국이다. 석유보다 비싼 물을 이렇게 헤프게 쓰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귀한 물을 바닥에 뿌릴 정도니 두바이가 얼마나 부유한지 알겠죠.” 물을 대하는 방식이 국부를 재는 척도가 될 수 있음을 이때 처음 깨달았다.

우리나라에선 1994년 헌법재판소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판결하기 전까지 먹는 샘물, 일명 생수의 내국인 판매가 불법이었다. 유럽에선 식당에 가도 물을 공짜로 내주는 법이 없다거나 페트병에 담긴 물을 따로 사먹어야 한다는 배낭족들의 경험담을 신기해 하던 시절 얘기다. 그러다 낙동강 페놀 사건이 터졌다. 국내 유명 맥주 제조회사가 낙동강에 페놀이라는 독성 폐수를 버린 것이다. 생수 판매 합법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이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만큼 먹는 물의 소중함도 절실해졌다. 이 무렵 맛 좋고 깨끗한 생수라며 계곡물을 그냥 퍼다 내파는 비양심 업체들이 난립해 기자들의 단골 취재거리가 됐다.

행정안전부가 어제부터 먹는 물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가뭄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는 남부지역 섬 주민들에게 식수를 기부해 달라는 것이다. 판매 중인 생수나 지자체 생산 수돗물도 가능하다. 대상지는 경남 통영과 전남 완도다. 통영의 경우 최근 1년 누적 강수량이 1039.8㎜로 평년 67.7%다. 저수지 지하수가 거의 고갈 상태다. 통영 6개 섬 주민 3000여 명이 몇달째 제한급수를 받는 형편이다. 완도는 1년 강수량이 756.8㎜로 평년 49.5% 밖에 안 된다. 최근 몇년새 보기 힘든 가뭄이다. 8만여 명이 제대로 마시지도 씻지도 못한다.

먹는 물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이 낙동강 물을 놓고 갈등 상태다. 중동까지 갈 것 없이 이미 국내산 프리미엄급 생수 가격도 기름값 못지 않다. 수돗물을 계속 틀어놓은 채 칫솔질이나 샤워를 하는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직장이나 대중목욕탕에서 종종 시비가 붙는다. 내일을 모르는 기후변화 시대를 살면서 자원을 낭비하기까지 하면 품앗이 정도로는 해결 안 될 재앙이 진짜 닥칠지 모른다.

강필희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3. 3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4. 4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5. 5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6. 6“을숙도·맥도 생태적·역사적 잠재력 충분…문화·예술 등과 연대 중요”
  7. 7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8. 8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9. 9“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10. 10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1. 1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2. 2“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3. 3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4. 4국정안정론 우세 속 ‘낙동강벨트’ 민주당 건재
  5. 5김진표 의장, 부산 세일즈 위해 해외로
  6. 6추석 화두 李 영장기각…與 “보수층 결집” 野 “총선 때 승산”
  7. 76일 이균용 임명안, 민주 ‘불가론’ 대세…연휴 뒤 첫 충돌 예고
  8. 8추석연휴 민생 챙긴 尹, 영수회담 제안에는 거리두기
  9. 9포털 여론조작 의혹에 대통령실 "타당성 있어" 與 "댓글에 국적 표기"
  10. 10강성조 "자치경찰교부세 도입 필요, 지방교육재정 재구조화 고민해야"
  1. 1BPA, 취약계층에 수산물 선물
  2. 2내년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 때 공인중개사 정보 기재 의무화
  3. 3스타벅스 거대용량 트렌타 사이즈 상시판매
  4. 4부산 아파트 매매지수 보합세 눈앞…3주 연속 -0.01%
  5. 5“서류심사 공정성에 문제”…산업은행, 신입행원 채용 일정 연기
  6. 6"데이터센터 설립 신청 68%, 부동산 이익 목적 '알박기'"
  7. 7'박카스 아버지'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 별세
  8. 8'하도급 대금 연동제' 4일 시행…연말까지 계도기간 적용
  9. 9고물가에 등골 휜 추석…소외받는 사람 줄길
  10. 10‘K-막걸리’ ‘K-김’ 해외에서 인기 여전… 수출 실적 호조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3. 3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4. 4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5. 5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6. 6“을숙도·맥도 생태적·역사적 잠재력 충분…문화·예술 등과 연대 중요”
  7. 7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8. 8“양산 웅상 현안 다양한 의견 모아 행정에 반영 보람”
  9. 9골프 전설들도 그린 위 엑스포 응원전(종합)
  10. 10오늘의 날씨- 2023년 10월 4일
  1. 1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2. 2‘삐약이’서 에이스된 신유빈, 중국서 귀화한 전지희
  3. 3남자바둑 단체 우승…황금연휴 금빛낭보로 마무리
  4. 4우상혁 높이뛰기서 육상 첫 금 도약
  5. 55년 만의 남북대결 팽팽한 균형
  6. 6임성재·김시우 PGA 롱런 열었다
  7. 7롯데, 포기란 없다…삼성전 15안타 맹폭격
  8. 8[속보] 한국 바둑, 남자 단체전서 금메달
  9. 9'박세리 월드매치' 7일 부산서 개최… 스포츠 스타 대거 참석
  10. 10세리머니 하다 군 면제 놓친 롤러 대표 정철원 “너무 큰 실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성만 병역의무
3위가 목표인 대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선택과 집중’ 열매를
추석 긴 연휴에도 여야 대치, 민생 협치로 풀어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도시의 메카, 부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