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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노인빈곤율 OECD 1위 오명…50, 60대 직업 재교육 절실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보완, 사회 안전망 더욱 보강해야

김종천 사회복지학 박사·영파의료재단 이사장

  • 김종천 사회복지학 박사·영파의료재단 이사장
  •  |   입력 : 2023-01-24 19:44:1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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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일찍 진입한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비교적 늦게 맞이한다. 그런데도 사회적 인식변화는 느리고 제도적 준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그 결과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1위다. OECD 회원국 평균 빈곤율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를 지금 대한민국 노인들이 겪고 있다.

조만간 노인 빈곤의 정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5060세대들이 임금근로자 평균 49.3세인 조기퇴직의 시점과 맞물려 있고, 노후준비를 제대로 할 틈 없이 소득보다 지출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계수지 적자 상황을 처절하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국가 사회보장제도가 있다고 하나 퇴직 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연령까지 ‘소득 없이 지내는 공백 기간’(Income Crevasse)이 무려 평균 12.5년이나 되니 이 또한 심각한 제도적 한계라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만약 우리의 기존 법정 정년 60세가 65세까지 5년만 연장되어도 숫자적으로 소득 공백기간을 7.5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일본처럼 국가가 기업들로 하여금 다니던 직장에서 70세까지 재고용하거나 연장하게끔 권고하고 그에 따른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간다면 소득 공백 기간을 2.5년으로 대폭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하루하루의 생계 해결이 급박한 빈곤 노인들에게 ‘법정 정년 연장’은 그림의 떡이다. 오히려 건강한 몸으로 조금의 소득이라도 도움 받을 수 있게 국가가 공공형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실질적인 제도적 처방일 것이다. 올해 정부가 공공형의 일자리를 일부 줄이고 사회서비스형과 민간형의 일자리를 늘린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래야만 건강한 노동 지향적 복지정책의 기조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60세 법정 정년의 한계와 부실한 연금제도로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현재의 대한민국 노인들은 예외적으로 ‘최소한의 생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공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무조건 돈을 지급하란 말은 아니다. 사회통합 차원에서 공익적인 활동을 통해 생계비를 보조해주자는 말이다. 50, 60대들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지역 대학들 간의 협력을 통해 지역과 시대에 맞는 직업 재교육의 기회를 확대 제공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노인 일자리를 연계시켜주는 상시적인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고 우리나라 노인빈곤율 OECD 회원국 1위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제안은 정책적 노력이고, 그 전에 초고령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노인에 대한 시각부터 먼저 바꾸어야 한다. 2013년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독일은 노년층에 대한 시각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닌 ‘지식과 경험을 지닌 가치 있는 인간’으로 재조명하고 이러한 인식변화를 통해 노년층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우리도 60세 이상의 연령층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신의 노후 준비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수입은 뻔하고 매달 지출할 고정비는 정해져 있어 노후 준비를 할 여력이 없는 국민의 대부분이 그나마 가장 믿고 있는 것이 국민연금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국민연금 대상자 세 사람 중 한명이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노인층 진입을 앞둔 55~59세 연령대를 보면, 남성 가입자 77.3%는 최소가입기간을 채웠으나 여성은 39.1%만 기간이 충족돼 있어 노후에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훨씬 긴데도 국민연금 가입률은 남성보다 10% 이상 더 낮다. 결국 한시적이라도 국가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부족한 여성과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해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험료 지원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노인 빈곤의 잠재적 대상이 될 것이다.

국민연금만으로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안전한 노후준비를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이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을 높여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연금으로 최소한의 노후준비를 해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금 지출이 GDP 대비 2.9%밖에 되지 않아 OECD 국가들의 평균 8%의 36%에 불과하다. 이것만 봐도 우리나라 노인빈곤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부실한 연금제도’와 ‘60세 법정정년제’로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결국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의 제도를 어떻게 수정 보완해 나가야 할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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