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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근자감’과 헤어질 결심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3-02-08 19:52:3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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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민의힘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해 5월 이후 공석이다. 3·8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추가 공모가 진행될 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년은 ‘사고 당협’ 신세를 면치 못한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북강서갑을 오랫동안 비워놓는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전 당협위원장이었던 박민식 보훈처장의 복귀 가능성이다.

북구 출신 박 처장은 18·19대 총선에서 북강서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부산시장 선거에도 출마하고, 지난해 5월까지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그런 박 처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돌연 경기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다. 불과 며칠 후 안철수 의원이 출마하겠다고 나서자 곧바로 출마를 철회했고, 이후 보훈처장으로 임명돼 부산을 떠난 이후 지금까지 부산과는 이렇다 할 접점이 없다. 즉, 다른 곳에서 출마하겠다고 지역을 떠난 사람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이유로 자리를 비워놓은 셈이다.

#2.부산 사하을에서 내리 5선을 한 조경태 의원은 지난달 18일 부산시의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했다. 그런데 출마 선언이 그날 처음이 아니었다. 부산에 오기 전인 16일 서울에서, 17일에는 대구에서 이미 행사를 한 뒤였다. 부산 출마선언에 앞서 지역 언론에 배포한 선언문에는 서울에서 출마선언을 했던 16일 날짜가 그대로 찍혀있었다. 지역 최다선 의원이자 부산시당 위원장이기도한데 서울에서 읽었던 선언문과 비슷한 내용을, 그것도 이틀이 지나서 부산에서 낭독했다는 의미다. 지역 비전발표회 역시 강원 충청 등을 찍고 지난 6일에야 부산을 찾았다.

#3.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TK정치권이 지난해부터 TK신공항특별법을 들고 나와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같은 TK출신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소환해 간담회를 열고 국비확보·예타 면제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 PK의원들은 상황이 이렇게 진행될 때까지 침묵하다 뒤늦게 가진 간담회에서 “가덕신공항이 2030세계박람회 이전 완공되어야 한다”면서도 “두 공항을 추진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왜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한 부산 국민의힘 의원은 “TK하고 갈등을 빚으면 우리 꺼(가덕)도 좀 그래서”라며 TK눈치보기를 부인하지 않았다.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세 사례가 공통적으로 가리키고 있는 것은 국민의힘이 부산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도 지지할 것’이라는 ‘근자감’이랄까.

지금 부산 정치 지형도는 그야말로 국민의힘 천국이다. 부산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것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47명 중 무려 45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원내 교섭단체도 구성할 수 없다. 다당제인데 정의당이나 진보당 의원은 한명도 없다. 기초지자체장은 아예 모두 국민의힘이다. 국회의원도 18개 지역구 중 15개 지역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정치 지형이 자신감을 안겨주었던 걸까.

그런데 지금 부산의 민심은 이전 같지 않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달 2~6일 전국 성인 남녀 2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부울경에서의 국민의힘 지지도는 42.0%로 더불어민주당 43.7%에 뒤졌다. 이후 조사에선 다시 우위로 돌아서긴 했지만 과거 콘크리트 수준이었던 지지율이 현안에 따라 출렁인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선 더욱 냉정하다.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울경의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결과를 보면 1월 첫째주~2월 첫째주 사이 단 한 번도 ‘긍정’이 ‘부정’을 넘어선 적이 없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2018년 치러진 제7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구청장, 시의원 자리를 대거 넘겨줬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평균 득표율은 43%에 달했다. 국민의힘이 부산에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던 시절과는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할 때다.

하송이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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