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이면 국제박람회기구(BIE)의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부산 현지 실사가 시작된다. 필자는 지난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홍보 오디션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터라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진행 상황을 관심 있게 본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 3차 프레젠테이션 영상에서는 신기술이 융합된 화려한 영상과 함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오징어게임’과 BTS 멤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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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오디션에서 최우수상 받은 필자.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
BTS 이전 최초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우리 음악이 있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가한 1893년 미국 시카고만국박람회에서 궁중 음악을 선보인 조선의 궁중악사들이 그 주인공인데, 박람회 개회식 직후 미국 클리블랜드 대통령 앞에서 궁중 아악을 연주 했고 ‘조선의 궁중음악은 동양의 전통음악 중 가장 뛰어나다’는 호평과 함께 상까지 받았다. 조선은 독창적인 언어와 음악 문화를 가진 자주독립국임을 알리려는 고종의 집념이 담긴 박람회 참가였다. 이것이 밑거름이 되어 1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 7번째로 올림픽 월드컵 세계박람회 3대 메가 이벤트를 유치한 국가가 되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세계적 아티스트 BTS가 자신들의 앨범에 국악을 접목시킨 곡 발표 이후 전 세계 팬들은 굿거리장단의 구음과 왕의 행차에 쓰인 대취타를 정확히 알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진 것은 믿기지 않는 사실이다.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은 우리 민족의 문화적 내공과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 한 셈이다.
부산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도시의 이미지가 크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부산은 ‘문화의 불모지’라는 말을 쉽게 한다. 부산은 매우 중요한 예술사적 가치와 역사를 지닌 도시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인구 30만이었던 도시가 한국전쟁으로 인한 100만 피난민을 수용한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예술가들 또한 예외 없이 피란지 부산에서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예술혼을 불태웠다. 국립국악원이 피란수도 부산에서 1951년에 처음 설립되면서 전쟁으로 인한 단절위기의 국악 명맥을 이을 수 있었고 많은 명인이 부산에서 국악의 뿌리를 전수했다. 윤이상 금수현 이상근 등 많은 서양음악 작곡가도 해방기 부산의 음악교육과 다양한 문화예술이 이후까지 정착하는데 큰 이바지를 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 항일 오페라 ‘아리랑’을 제작해 예술구국 활동을 했던 먼구름 한형석 선생은 해방 후 부산에 정착하여 국립부산문화극장 개관, 자유아동극장을 설립해 부산의 예술 정착에 평생을 바쳤다. 해방 후 피란수도 시절 수많은 예술가가 헌신해 이루어 놓은 시대정신을 이어 부산의 독자적인 예술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세계박람회를 경제적 문화적 외교적으로 영향력이 큰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라고 한다. 100만 낯선 이방인을 품었던 도시 부산, 도시 재건을 위해 헌신했던 그 내공을 바탕으로 전 인류의 당면한 문제를 품고 해결할 플랫폼으로서의 글로벌시티 부산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큰 꿈을 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