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부산의 건강한 노동시장 구축을 위한 제언

이상엽 부산연구원·미래혁신경제센터장

  • 이상엽 부산연구원·미래혁신경제센터장
  •  |   입력 : 2023-02-27 19:26:27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단에 위치한 샌디에이고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군축협상에 따른 국방예산 삭감으로 지역의 군수산업이 쇠퇴하면서 경제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를 극복하고 생명공학을 비롯한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분야 혁신 클러스터가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1985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학에 설립된 커넥트(CONNECT)라는 산학협력 기반의 기술융합형 창업시스템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지역 내 우수한 대학들이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직업능력개발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창업을 통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일어나고 그에 부응하는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안정적 노동력 공급이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지역 차원에서 구축된 것이다.

샌디에이고가 건강한 지역 노동시장의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한다. ‘기술, 산업구조, 경쟁구조 등의 변화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수용력이 높고 안정적 경제 성장에 따른 노동력 수요 즉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지고 그에 대응하는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양적·질적 공급 기반이 공고한 시장’이 건강한 노동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부산의 노동시장은 건강하지 못한 상황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저부가가치·저생산성·경기민감형 산업 비중이 높은 구조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노동력 수요가 취약해 공급기반도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경제활동참가율도 타지역에 비해 낮다. 이는 노동시장의 양적·질적 미스매치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율이 높은 부산에서 고학력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으니 공급기반이 더 약화될까 우려스럽다.

필자는 부산의 총체적 역량을 감안하면 부산의 노동시장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하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부산이 주도하는(Busan Initiative) 고용정책이 되어야 한다. 지역 대학 연구기관 기업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부산시 등 지역 주체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파트너십이 대단히 중요하다. 부산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일자리 문제의 특수한 상황을 직시하고 적합한 정책을 수립·운영하는 것은 지역 경제주체들의 몫이 되어야 한다. 단순한 심의·자문 역할이 아닌 산업육성정책, 인력수급, 직업능력개발 등에 의결권한을 부여하는 통합 고용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해본다.

둘째, 지역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대학이 산업육성, 인력공급, 직업능력개발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부산은 지·산·학 협력시스템을 통한 창업, R&D 등에서 수월성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중심이 되는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전문인력 공급 영역까지 지·산·학 연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지역 주도의 대학지원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지역과 대학,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구축 정책은 부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부산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조례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그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학이 중심이 되는 지역차원의 산업별 직업능력개발시스템과 재학생 재직자 실업자 퇴직자 평생교육을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직업능력개발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칭 ‘부산 대학연합 직업훈련교육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셋째, 일자리 공정전환 대응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탄소중립·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지역에서도 노동전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산업전환 및 다각화를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역 차원의 기술 인력 하드웨어 공급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직무전환·전직·재취업 관련 교육훈련도 강화해야 한다. 이 역시도 지역 차원의 대학 중심 직업능력개발시스템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지역 경제주체들의 수용성이야말로 부산 노동시장이 건강해질 수 있는 방안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도전에는 응전이 답이니 역량을 결집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더불어 2월 고용동향 지표도 개선되기를 기대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350> 양산 천성산~화엄벌
  2. 2현장 놔두고 사무실서 재난비상근무
  3. 36일 부산 대중교통요금 인상…시내버스 성인·교통카드 1550원으로
  4. 4달라진 학교현장…학부모 상담주간 없애고 카톡방 닫았다
  5. 5부산 동구·울산시, 지방소멸기금 10원도 못 썼다
  6. 6BIFF 개막…송강호가 손님 맞고 주윤발이 후끈 달궜다
  7. 7부산대·교대 ‘에듀 트라이앵글’로 글로컬대 낙점 노린다
  8. 8[박수현의 꽃] 가을 들판을 분홍으로 물들이는 쥐꼬리
  9. 9부산청년 기쁨두배통장, 市 4000명 선정해 통보
  10. 10“해수담수화 클러스터로 부산 먹는 물 문제 해결”
  1. 1부산 동구·울산시, 지방소멸기금 10원도 못 썼다
  2. 2PK 기초단체 집행률 1위 밀양…비결은 전문기관 위탁
  3. 3이재명, 이르면 6일 일선 복귀…보선 지원사격 나설 듯
  4. 4“보선 힘 보태자” 부산 여야도 서울 강서구로 총출동
  5. 5커지는 ‘다음’ AG 응원 조작 의혹…韓총리 “여론왜곡 방지 TF 꾸려라”(종합)
  6. 6“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7. 7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8. 8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9. 9국정안정론 우세 속 ‘낙동강벨트’ 민주당 건재
  10. 10김진표 의장, 부산 세일즈 위해 해외로
  1. 1“해수담수화 클러스터로 부산 먹는 물 문제 해결”
  2. 26일부터 신혼부부 버팀목·디딤돌대출 소득요건 완화된다
  3. 3일본 맥주 인기 이 정도 였나?… 아사히, 국내시장 매출 3위
  4. 4경유 9개월 만에ℓ당 1700원대…유류세 인하 연장 이달 중 결정(종합)
  5. 5"한전, 최근 5년간 전기요금 102억 원 과다 청구"
  6. 6추경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경계심 갖고 모니터링 강화"
  7. 7“우리가 남이가”…에어부산, 향토기업 기내면세 판매 지원
  8. 8안성탕면 40주년 순한맛 출시...부산 팝업스토어 오픈
  9. 9주가지수- 2023년 10월 4일
  10. 10부산의 전세사기 피해자 비수도권 중 최다
  1. 1현장 놔두고 사무실서 재난비상근무
  2. 26일 부산 대중교통요금 인상…시내버스 성인·교통카드 1550원으로
  3. 3달라진 학교현장…학부모 상담주간 없애고 카톡방 닫았다
  4. 4부산대·교대 ‘에듀 트라이앵글’로 글로컬대 낙점 노린다
  5. 5부산청년 기쁨두배통장, 市 4000명 선정해 통보
  6. 6스쿨존 단속카메라 2배 넘게 늘었지만…사고는 안 줄었다
  7. 7수명 다 한 방사능 측정기로 8만t 검사한 부산식약청
  8. 8영화의전당 지붕 불밝힌 엑스포 영상
  9. 9환절기 찾아온 부울경, 낮밤 기온 차만 최대 15도까지 벌어져
  10. 10“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으로” 지방시대위원회 본격 가동
  1. 1‘타율 0.583’ 대체 발탁 윤동희, 대체 불가 방망이
  2. 2韓은 양궁, 日은 가라테 기대…막판 종합 2위 경쟁 치열
  3. 3여자 핸드볼 결승 숙명의 한일전…여자 농구 북한과 동메달 결정전
  4. 4이우석-임시현 첫 金 명중…한국 양궁 메달사냥 시작됐다
  5. 5男 400m 계주 37년 만에 동메달…김국영 뜨거운 안녕
  6. 6韓 우즈벡 2대1로 누르고 7일 日과 결승서 격돌
  7. 7오늘의 항저우- 2023년 10월 5일
  8. 8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9. 9‘삐약이’서 에이스된 신유빈, 중국서 귀화한 전지희
  10. 10롯데, 정규시즌 우승 확정지은 LG에 역전패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골프 전설 부산매치
남성만 병역의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6일부터 가장 비싼 부산 대중교통 요금
한계상황 자영업자…빚에 눌린 대한민국
세상읽기 [전체보기]
수술실 CCTV설치법 시행과 의료계 현실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불편한 제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도시의 메카, 부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