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 칼럼] ‘더 글로리’와 ‘만사검통’

학교폭력 정치쟁점 비화, 정순신 어이없는 낙마로 공고한 검찰 카르텔 확인

당선 1년 맞은 윤 대통령, 공정·상식 초심 되새겨야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3-03-06 19:55:53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2’가 오는 10일 공개된다. 고교 시절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동은(송혜교)의 복수와 허물어지며 맞서는 가해자 연진(임지연)이 뼈대다. 시즌2 첫 두 편을 맛보기 하는 온라인 시사회에 참여한 후배가 전해준 관람평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선보인 ‘더 글로리 시즌1’은 2주 만에 8200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비영어권 1위에 올랐다. 드라마 제작자 입장에서야 시즌제로 작품을 쪼개면 이슈를 길게 끌며, 그만큼 수익도 더 늘릴 수 있다는 현실적인 셈범으로 3개월 시차를 뒀겠지만 그 시점이 참으로 공교롭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학교폭력을 직시하는 내용만큼이나 후폭풍이 만만찮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드라마가 사회 현상이 되는 세상이다. 이 민감한 이슈가 정치 쟁점이 됐다. ‘더 글로리 시즌2’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처럼 다층적이다.

정순신 사태는 피해자와 가해자만 남자로 바뀐 ‘더 글로리 현실판’이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전국 3만 수사 경찰을 총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어이없이 낙마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추천을 받아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국가수사본부장이다. 그런데 25일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은 이를 받아들였다. 26일 2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 아들의 문제가 상식을 뛰어넘는다. 동급생에게 “돼지새끼” “빨갱이” “사료나 처먹어라”는 언어폭력을 일삼았다. 이 학생이 학교에 신고했더니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단다. ‘아빠 찬스’가 더 공분을 자아냈다. 그 아들의 아버지 정 변호사는 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갔다. 그 아들은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에 자살 시도까지 했다. 윤 대통령이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데 어찌 검사라는 공직자가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느냐”고 격분했다니 정 변호사를 손절한 배경을 짐작할 만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검사 출신 변호사의 흠결이 왜 공직 임명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느냐이다. 겉으론 정 변호사가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의 한 문항인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 원고·피고 등으로 관계된 민·형사 소송이 있습니까’에 ‘아니오’라고 답했기 때문에 걸러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다.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이었을 때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었다. 당시 아들 소송 문제가 ‘고위직 검사’로 언론에 공개됐다. 게다가 정 변호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한 장관을 빼놓을 수 없는 건 정 변호사의 검증을 담당하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은 이와 관련,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발을 뺐다. 또 “정무적인 책임감을 느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도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냐”는 기자 질문엔 “아니오”라고 선을 그었다. 국가수사본부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1년 신설됐다. 검찰 출신이 본부장에 오르는 것을 두고도 논란의 대상이 될 사안인데, 당사자가 낙마해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다.

당연히 윤 대통령의 검찰 중시 인사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정 변호사 낙마에 이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상근전문위원에 검사 출신 변호사가 선임되자 더불어민주당이 “만사검통, 검찰 카르텔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또 검찰 출신 장관급 인사가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한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4명, 차관급 인사가 박성근 총리 비서실장, 이노공 법무부 차관 등 8명, 대통령실에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등 7명이라고 꼽았다. 비단 이들 뿐일까. 정 변호사가 아들 문제를 ‘아니오’하고, 한 장관이 인사 검증 책임에 ‘아니오’ 할 수 있는 건 공고한 검찰 카르텔을 넘어 과연 공정한 사회냐는 문제 제기를 자초하는 일이다. 검찰 출신이 아니면 사람 대접이나 받겠느냐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10일은 윤 대통령에게 뜻깊은 날이다. 지난해 3월 9일 실시된 20대 대통령 선거는 치열했다. 당락이 확정된 건 10일 오전 5시50분께 99.8% 개표가 이뤄질 무렵이었다. 최종 득표율 48.56%로 0.73%포인트 24만7077표 차이였다. 헌정사상 최소 득표 차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3시57분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패배 승복을 선언한 직후 자택에서 나와 “밤이 아주 길었다”고 대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로부터 1년,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를 기치로 내세우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윤 대통령은 그 초심에 얼마나 충실했냐 따지는 기준으로 ‘만사검통’이란 지적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아주 긴 밤을 보내고 있다고 여기는 국민이 많다.

정상도 논설실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5. 5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9. 9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0. 10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3. 3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4. 4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5. 5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6. 6‘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0. 10“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