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층(15~29세)이 50만 명에 육박했다. 취업 자체를 포기하고 그냥 쉰다는 청년 무직자가 이처럼 많다는 게 충격적이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 활동을 접은 것과 달리 구직도 취업 준비도 하지 않는 청년층이 늘어난다면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된다. 이들 세대가 취업전선에도 뛰어들지 못한 채 현재와 같은 생활을 계속 이어간다면 문제다. 언젠가는 닥칠 노년에는 빈곤에 시달리게 된다. 그만큼 나라에서 감당해야 할 각종 비용이 늘어난다. 고스란히 국민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가운데 활동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은 49만7000명이다. 1년 새 4만5000명(9.9%)이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2월뿐만 아니라 모든 월을 통틀어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19년 2월 38만6000명에서 2020년 2월 43만8000명, 2021년 2월 44만9000명, 지난해 2월 45만300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당장 반전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청년 무직자 증가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현상과 맞물려 청년층 취업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청년 취업자는 2022년 2월보다 12만5000명 감소한 38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청년 취업자가 전년도보다 14만2000명 줄어든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이 기간 청년층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진 45.5%를 기록했다. 유독 청년층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하겠다. 그만큼 일자리나 일거리가 없어 말 그대로 ‘쉬고 있다’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경기 둔화 여파로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수출과 내수 등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0.2%포인트 낮출 정도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성장률(2.6%) 전망은 높였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하향 조정한 것이다. 실제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에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금리 인상 영향으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마저 둔화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그 여파로 고용시장은 얼어붙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포기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은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일단 반도체 중심의 수출 부진 등으로 경제상황이 악화하면서 나빠진 고용시장 개선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시대 변화에 맞는 근본적인 정책 실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가 미래를 암울하게 할 청년 무직자 증가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