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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수완박법 문제 있다면서 효력 유지해 준 헌재

심의·표결권 침해 등 절차 부당 인정, ‘국회 기능 존중’ 기조…혼란 최소화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3-23 19:45:2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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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3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소수당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지만 법안은 무효가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주도로 통과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절차상 문제는 있어도 국회 입법권을 존중한 것으로 보인다. 위헌 시비 등을 일으켰던 검수완박법이 국회 통과 11개월, 시행 6개월 만에 효력 유지 시비는 일단 가려진 셈이다. 수사권 조정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범죄 수사 등에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보완 작업이 필요하겠다.

헌재는 이날 국민의힘 유상범 전주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일부 인용했다. 헌재는 “법사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 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입법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던 민형배 의원이 ‘위장 탈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안건조정위원으로 선임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민의힘이 이 법을 가결·선포한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는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기각했다. “청구인들은 모두 본회의에 출석해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받았고, 출석해 심의·표결에 참여했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사 6명이 권한침해 및 그 행위의 무효 확인을 청구한 권한쟁의도 각하됐다. 헌재는 “이 사건 법률개정 행위는 국회가 입법사항인 수사권·소추권의 일부를 행정부에 속하는 국가기관 사이에서 조정·배분하도록 법률을 개정한 것으로, 검사들의 헌법상 권한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4월 30일과 5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각각 통과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입법 과정에선 위장 탈당 ‘꼼수 입법’, 검찰의 집단 반발, 법조계와 학계 비판 등 우여곡절을 거쳤다. 다만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는 검찰의 수사 범위에 남겨졌다. 법무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범죄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를 해 편법 논란도 벌어졌다. 다수당 힘의 논리로 경찰에서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검수완박 입법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헌재는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했지만, 국회의장의 개정법률 가결 선포 행위는 문제 없다는 등 그동안 유지해온 ‘국회 기능 존중’ 기조를 되풀이했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의 소지를 남긴 결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국민의힘은 “황당한 궤변의 극치”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헌재 결정은 내려졌다. 국가적 분란과 파장을 줄이기 위한 정치권의 냉정한 대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국회 입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헌재 판단 의미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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