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부산도시환경연구소 소장

  •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  |   입력 : 2023-04-03 20:17:0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많으면 홍수, 적으면 가뭄을 일으키는 걱정덩어리 물은 인간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만큼 다루기가 어렵다. 하늘이 하는 일을 ‘기우제’를 지냄으로써 성난 민심을 달래보겠다는 역대 왕들의 노력은 가슴 찡하게 한다. 하늘이 노(怒)하여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가뭄이 발생했다고 한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남부지방 강수량은 평년의 72% 정도이고, 광주·전남에는 66% 수준의 비가 내렸다. 광주의 제한 급수 가능성이 뉴스를 타고, 섬 지방은 오래전부터 제한 급수를 했다. 낙동강의 가뭄도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시작할 때 도로망 확충과 물 확보가 밑거름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저수량이 29억 t인 소양강댐 등 대형 댐의 건설로 수도권에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해져 서울·인천·경기는 인구의 절반이 사는 메가도시가 됐다. 지속적인 댐 건설로 중소 규모 이상의 도시는 대부분 물 부족으로부터 벗어났다. 가뭄에 취약한 지역은 산간 농촌과 도서 해안인데 인구가 적다 보니 대규모 물 공급을 위한 시설물 설치는 경제적이지 못하다. 해수담수화, 지하댐 등 맞춤형 물 공급 정책을 꾸준히 폈지만 아직도 혜택을 받지 못한 지역이 많다.

가뭄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최대 사회적 관심사는 광주의 제한 급수 여부다. 일단 제한 급수는 없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광주는 대부분 물을 섬진강 수계에 있는 동복댐과 주암댐에서 가져온다. 광주는 마당 앞에 흐르는 영산강 물을 외면하는 정책을 폈다. 영산강이 오염됐기 때문에, 광주는 고개 넘어 섬진강의 깨끗한 물을 먹고 있다. 섬진강도 물이 부족하다 보니 광주는 영산강에서 지난 3월 2일부터 하루 3만 t의 물을 취수하고 있고 가뭄이 깊어지면 5만 t까지 늘릴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비상 상황이 되자 원칙으로 돌아가고 있다. 광주는 영산강의 수질을 개선해 앞마당 영산강 물을 우선해서 먹는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섬진강 물은 이제 섬진강 수계로 돌려줘야 깊은 가뭄이 들면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부산과 대구는 물이 부족해도 제한 급수를 경험해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낙동강에는 100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먹고, 농사짓고, 공장 돌리는 물이 풍족하기 때문이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이후 주민들은 깨끗한 물을 먹기를 원했고, 4대강 사업으로 녹조 독성물질이 범벅된 낙동강 물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자 또다시 취수원 이전 계획이 발표됐다. 부산은 창녕과 합천으로, 대구는 구미 또는 안동댐으로 취수원을 이전할 계획이다. 여기에 2조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이 필요하단다.

아직 가뭄이 계속되고 있지만 광주의 사례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원칙은 낙동강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여 그 물을 먹는 것이다. 하류 지역 물이 오염되었다고 지류로, 상류로 취수원을 옮기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낙동강을 버리는 행위다. 지류는 낙동강 본류보다 가뭄에 취약하고, 낙동강을 방치하면 상류도 언젠가 오염될 것인데, 그때는 어쩔 것인가?

수도권 먹는 물은 대부분 팔당댐에서 공급한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팔당댐 수질 목표는 BOD는 1ppm, 총인(TP)은 0.02ppm인 반면, 부산의 취수원인 물금의 수질 목표는 BOD는 2ppm, 총인은 0.04ppm으로 설정하고 있다.(필자가 블로그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자 최근 환경부는 낙동강 물금 수질 목표를 삭제했음을 확인했다) 미국 환경청에 따르면 녹조 발생 기준은 총인이 0.02ppm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물 정책으로 수도권 젖줄인 한강(팔당댐)에서 녹조 발생은 거의 없고, 낙동강은 매년 녹조 발생으로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다. 정치권이 제시한 취수원 이전 계획은 방향이 잘못됐다. 낙동강을 한강 수준으로 수질관리 하면 해결될 문제다. 금번 낙동강과 영산강의 가뭄은 수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발생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잘못된 정책으로 만들어진 가뭄이라 할 수 있다.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3. 3‘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4. 4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7. 7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8. 8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9. 9[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10. 10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3. 3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9. 9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0. 10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0. 10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통행료 면제 명암
논란의 AG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삼권분립 훼손하는 정파적 국감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드골 대통령과 군복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