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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ESG, 문화예술에 스며들기

환경과 사회공헌 담은 것…지역사회도 활발한 ESG

지속 가능 실천의제 중요…부산문화재단 행사 눈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23-04-23 18:55:09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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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열린 경남 김해의 장유누리길 걷기 축제를 앞두고 있을 때다. 축제를 주관한 처지에서 두 가지가 신경 쓰였다. 많은 인원 참여? 아니, 아니. 벚꽃이 제대로 남아 있느냐와 날씨가 좋으냐였다. 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다. 여기서 ‘빨리’에는 ‘열흘 설(說)’과 ‘일주일 설’이 있다. 여하튼 ‘빨리’ 피었다. 다행히 축제 당일 장유누리길 벚꽃은 꽤 많이 남아 있었다. 날씨도 좋았다. 벚꽃 개화 시기를 알아맞히기는 늘 어렵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의 농부처럼…. ‘철없는’ 건 겹벚꽃도 마찬가지. 지난 18일 찾은 부산민주공원의 겹벚꽃은 이미 거의 다 떨어져 있었다. 한 SNS가 친절하게 보여준 지난해 같은 날 부산민주공원 겹벚꽃 사진을 보니 활짝 핀 꽃이 장관이었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벚꽃이 빨리 필까? 알 수 없다. 기후의 일을 사람이 어떻게 알 수 있으리. 다만, 분명한 것은 있다. 이런 ‘철없는’ 날씨에 이젠 익숙하다는 사실이다.

‘철없는’ 날씨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란 노래(‘아! 대한민국’) 가사를 맥 빠지게 만든다. 이젠 그 주장의 논거를 들이대야 할 판이다. 날마다 미세먼지 수치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휴대전화에 날아든다. 기후위기 체감도의 수치는 계속 상승 중이다. 기후위기를 들먹이니 ESG를 떠올리게 된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nance)’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다. ‘해야 하는’에서 알 수 있듯 필수조건이다. ‘지속 가능한’ 생존과 직결돼 있다. 결코 유행과 같은 성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공공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도 마찬가지다.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이 지난 2월 15일 ESG 경영 비전선포식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8월 27일에는 부산문화재단이 ESG 경영 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산문화재단은 당시 부산 남구 이기대와 용호별빛공원에서 비치코밍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비칭코밍이란 말 그대로 해변을 빗질하는 것.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보호 활동이다.

ESG에서 환경은 맨 앞자리에 있다. 전 지구적 기후위기가 심각한 수준인 까닭이다. 문화예술계에서도 ‘친환경’은 익숙한 키워드다.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모빌리티 제로 운동’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프랑스 무용가 제롬 벨(Jerome Bel)이다. 제롬 벨은 2019년 여름 ‘노 플라이트(No flight)’를 선언했다. 더는 비행기를 타고 투어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춤과 행동(action)은 닮았다. 제롬 벨은 자신의 선언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를 테면 ▷쇼핑하지 않을 것 ▷공연 프로그램을 프린트하지 않고, 직접 몸으로 수행할 것 ▷자신이 주는 월급으로 비행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과 함께 작업하지 않을 것 ▷주로 기차를 이용할 것 등이다.

다음은 ESG의 ‘S(Social)’이다. 이는 DEI로 수렴된다. 다양성(Diversity), 형평(Equity), 포용(Inclusion)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는 동일고무벨트, 즉 DRB의 사회공헌플랫폼인 캠퍼스 D다. 부산(금정구 금사로 130)과 서울 두 곳에 있다. 부산의 캠퍼스 D는 DRB가 1995년 세운 복지관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탈바꿈시킨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등의 문화예술교육 놀이터이자 청년 창업자와 문화단체의 보금자리다. 200석 규모의 고촌홀, 소규모 강연과 세미나를 열 수 있는 룸 다빈치, 다목적 공간인 베이스캠프, 상주단체들의 공유 사무실인 코워킹스페이스, 연습실로 쓰는 언더그라운 등이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오는 6월 ESG 관련 행사를 마련한다. 행사 이름은 조금 길다. ‘2023 부산문화재단 ESG문화예술 캠페인: 보행친화·문화예술의 삶에 나를 더하다’이다. 문화적 삶과 친환경적 삶, 보행친화적 삶, 탄소 중립 등을 담은 문구다. ‘15분 도시 부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이틀에 걸쳐 수영구 좌수영성지길과 북구 구포만세길을 걷는 행사다. 문화유산해설사가 동행한다. 좌수영성지길은 과거(무민사, 좌수영성)와 현재(망미단길, F1963)를 아우르며 걷는 코스다. 구포만세길은 음식문화(구포국수, 밀맥주)와 예술(문화예술플랫폼), 그리고 역사(구포왜성, 구포만세운동, 구포시장)를 스토리텔링으로 접하며 걷는 코스다.

문화예술의 ESG 역시 ‘낯 섦’, ‘불편함’과 같은 것을 담아내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한 실천 의제를 계속 확산하느냐가 관건이다. 사회 내부적으로 ESG 역량을 키워나갈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공공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관련 사업의 지원과 교육, 세미나, 행사 등 전방위적으로 ESG 관련 인식을 널리 퍼뜨릴 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오광수 편집국 부국장,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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