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마무리됐다. 1년에 한 번 각 국가 대통령과 총리가 참여해 세계의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정상회의에 이목이 쏠렸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을 회원으로 둔 비공식 국가 협의체다. 자유민주주의, 인권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선진국 클럽이다. G7의 시초는 1973년 제1차 오일쇼크(석유위기)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이면서다. 1975년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정상급으로 승격됐고, 이탈리아 캐나다가 합류했다. 당시 캐나다는 G6 회원국의 조건인 1인당 GDP 1만1000달러 이상, 세계 GDP의 4% 이상 가운데 GDP 비율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미국의 요구로 회원국이 됐다. 이들 7개국의 인구는 세계의 10%밖에 되지 않지만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세계 200여 개국의 50%를 차지한다.
회원국은 1997년 러시아가 제23차 G7 정상회의에 정식으로 참가하면서 G8로 확대된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G8이 냉전시대 유물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러시아의 가입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이뤄진 만큼 한국 중국 등 신흥경제국들의 위상을 반영해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합병하면서 자격을 잃었다.
급변하는 글로벌 지형을 반영해 G7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요구는 날로 커지고 있다. G7에 한국 러시아 호주 인도가 참여한 G11, 브라질까지 더한 G12 출범으로 정치·경제를 주도할 새 체제를 만들자는 것이지만 소수 결속으로 국제사회의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종전 회원국들의 벽은 공고하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은 G7을 확장하자며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시아 유일 회원국의 영향력이 약화할 것으로 우려한 일본이 노골적으로 반대해 논의가 흐지부지됐다.
일본 정부가 이번 G7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한일 관계 훈풍과 더해 G8으로의 확대 기대감이 컸다. 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이 앞장서서 G7에 한국을 불러들여서 G8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냈다. 하지만 회원국 변화에 대한 논의 없이 회담이 끝나면서 아쉬움이 크다. G7 확대는 복잡한 함수를 풀어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단기간에 이루기보다는 ‘세계 주요국’ 위상을 얻기 위한 전략을 잘 세우고 영향력을 키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방법밖에 없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