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5월 ‘축제 시즌’을 보내며

원도심 즐기는 프로그램, 골목·산복도로 배경 풍성…지역특색 담아 재미 쏠쏠

시민 품에 돌아온 북항서 27·28일 부산항축제 열려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5-22 19:16:13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5월이 축제의 계절임을 새삼 느낀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움츠렸던 축제 열기가 전국적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 동구도서관 책마루전망대에서 열린 ‘산북(BOOK)도로 콘서트’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보지 않는 책을 기증하고 강연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 부산축제조직위원회가 지난 20일과 21일 마련한 골목축제 ‘부산 고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다. 날이 어둑해질 무렵 차에서 내려서도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산복도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까 싶었다.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친구 연인 가족 등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책마루전망대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날 강연은 작고 오래된 식당을 발굴하고 여행의 참맛을 소개하는 노중훈 작가가 ‘원도심의 맛’을 주제로 진행했다. 이후 땅거미가 내려앉는 가운데 감성적인 음악이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은 “이곳이 야경 맛집”이라며 흥분했다. 행사는 시민이 증산공원과 산복도로 일대를 걷고 이야기를 나누는 ‘오싹하고, 달빛과 함께야’라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됐다.

산복도로의 사전적 의미는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다. 개항기 때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인과 한국전쟁 시절 피란민이 몰리면서 산 비탈길에 판잣집이 생기고 산동네가 형성됐다. 산복도로는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살아 숨쉬는 역사공간인 셈이다. 산복도로는 다른 지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관광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래서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산복도로를 찾아다니는 투어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이다. 산복도로 맛집과 커피숍을 방문해 SNS(사회관계망)에 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한다. 좁고 가파른 골목이 많은 것도 부산의 지형적 특성이다. 산복도로와 골목길에는 시민의 일상이 녹아 있어 정겹다. 축제조직위가 해마다 중·동·영도구 등 원도심에서 골목축제를 여는 이유다.

산복도로와 골목뿐만 아니다. 부산하면 떠올리는 항만도 축제의 공간이 된다. 부산항과 바다를 주제로 한 ‘부산항축제’가 오는 27일과 28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과 영도 아미르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부산항은 세계 2위 환적항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항이다. 이런 부산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알리기 위해 부산시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가 여는 축제다. 지난 15년간 열렸는데 그동안 부산항만의 특색을 제대로 살렸는지는 의문스럽다. 화려한 불꽃축제와 가면무도회, 맥주축제 등 주요 프로그램이 다른 축제와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행사를 기획하는 축제조직위는 고민 끝에 올해 행사를 부산항을 중심으로 교육과 체험·놀이가 결합된 에듀테인먼트형 축제, 시민 친화형 문화축제로 확 바꿨다. 우선 물류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컨테이너를 적극 활용한다. 부산 부두에 가 보면 컨테이너 박스들이 빼곡히 쌓여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컨테이너는 물류·항만 도시가 지닌 특색과 부산 시민이 생활하는 모습을 잘 반영한다. 또 독일 네덜란드 중국 영국 인도 등 부산의 자매항구가 있는 국가에 시민이 관심을 가지도록 국가별 테마를 담은 ‘글로벌 포트파크’를 신설했다.

부산항 제1부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의 군수물자 거점으로 활용됐고 수많은 피란민이 ‘자유의 땅’ 부산에 도착해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한국전쟁으로 좌절을 겪고 이를 이겨낸 대한민국의 의지가 살아 숨 쉬는 곳이기도 하다. 주최 측이 부산항을 소개하는 전시·체험관 ‘부산포트관’을 운영하기로 한 것은 부산항축제의 개최 목적과 어울리는 결정이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축제도 중요하지만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행사라면 시민이 더 크게 호응할 것이다.

올해 부산항축제는 북항 재개발 1단계 친수공원과 경관수로 등이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되고 열리는 첫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약속처럼 126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공간에서 ‘시민이 슬리퍼를 신고 가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려 뜻 깊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는 카약과 오리배 도넛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워터프론트 투어가 열린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처럼 배를 타고 북항 일대를 누빌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예년처럼 부산 앞바다에는 새누리호와 자갈치 크루즈선도 운행돼 시민과 관광객이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영도 아미르공원에서는 해양항만 인프라 시설에 스토리를 입혀 게임하듯 즐기며 항만을 이해하는 미션 스탬프 투어도 진행된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많은 축제가 열렸으나 지역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산을 상징하는 산복도로와 항만 등을 주제로 한 축제가 시민 참여형으로 자리 잡으면 중요한 관광 인프라가 될 것이다. 시민 친화형으로 변신했다는 부산항축제가 열리는 이번 주말을 기대한다.

이은정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3. 3[근교산&그너머] <특집> 추석 연휴 가볼 만한 둘레길 4선
  4. 4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5. 5걷기 좋은 가을, 땅 기운 받으며 부산을 걷다
  6. 6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7. 7늦여름 담양대숲 청량하다, 초가을 나주들녘 풍요롭다
  8. 8추석 앞 윤 대통령 지지율 36.0%로 1.8%p↓…국민의힘 36.2% 민주 47.6%
  9. 9부산대, 글로벌 세계대학평가 상승세
  10. 10“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1. 1추석 앞 윤 대통령 지지율 36.0%로 1.8%p↓…국민의힘 36.2% 민주 47.6%
  2. 2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3. 3구속 피했지만 기소 확실시…李 끝나지 않은 사법리스크
  4. 4北, 핵무력정책 최고법에 적었다…‘미국의 적’과 연대 의지도
  5. 5국힘 ‘여론역풍’ 비상…민주 공세 막을 대응책 고심
  6. 6위증교사 소명돼 증거인멸 우려 없다 판단…李 방어권에 힘 실어
  7. 7여야,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안 내달 6일 표결키로
  8. 8檢 2년 총력전 판정패…한동훈 “죄 없단 뜻 아냐, 수사 계속”
  9. 9이재명 추석 인사 “무능한 정권에 맞서 국민 삶 구하겠다”
  10. 10부산 민주당, 전세사기 유형별 구제책 촉구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3. 3주인 못 찾은 복권 당첨금 436억…‘대박의 꿈’이 날아갔다
  4. 4추석 연휴 '블랙아웃' 막는다…정부, 풍력·태양광 출력 제어
  5. 5끊이지 않는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4년 반 동안 1642건 발생
  6. 6BPA, 항만 근로자 애로사항 청취
  7. 7추석 ‘귀성길 핫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돈 얼마나 쓸까
  8. 8부산지역 백화점 추석 연휴 교차 휴점
  9. 9국제유가 13개월 만에 최고…국내 휘발유 ℓ당 1800원 근접
  10. 10‘악성 임대인’ 334명, 보증금 1조6533억 원 ‘꿀꺽’
  1. 1[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2. 2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3. 3부산대, 글로벌 세계대학평가 상승세
  4. 4“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5. 5[영상]'명절 연휴가 무서워요', 거리에 유기되는 반려동물들
  6. 6부산시 생활임금 심의 투명성 높인다
  7. 72년 전 침수 우려 시설 적발 뒤 미시정 수두룩…지하차도 안전 불감 여전
  8. 8연휴 초반 기온 평년보다 살짝 높아…·나흘 뒤 바람 불고 쌀쌀
  9. 9추석연휴 과학관, 박물관 나들이 어때
  10. 10안전한 등굣길 시동…부산시 스쿨존 차량펜스 설치 기준은?
  1. 1부산의 금빛 여검객 윤지수, 부상 안고 2관왕 찌른다
  2. 2‘요트 전설’ 하지민 아쉽게 4연패 무산
  3. 3행운의 대진표 여자 셔틀콕 금 청신호
  4. 4한가위 연휴 풍성한 금맥캐기…태극전사를 응원합니다
  5. 5럭비 척박한 환경 딛고 17년 만에 이룬 은메달
  6. 65년 전 한팀이었는데…보름달과 함께 AG여자농구 남북 맞대결
  7. 7사격 러닝타깃 단체전 금 싹쓸이…부산시청 하광철 2관왕
  8. 8한국 수영 ‘황금세대’ 중국 대항마로 부상
  9. 9구본길 4연패 멈췄지만 도전은 계속
  10. 10김하윤 밭다리 후리기로 유도 첫 금 신고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3위가 목표인 대회
부산형 급행철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이재명 영장 기각…여야는 사과하고 정치하라
부산 영도에 들어설 도시재생 거점 기대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잠재력과 성장성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