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을 거둔 지난해 6월 21일 국민 모두가 느꼈던 감격이다. 이날 오후 3시59분59.9초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이륙해 우주로 향한 누리호는 16분간 계획대로 정상 비행해 700㎞ 고도에 인공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우리나라가 30년 땀과 노력을 쌓아 ‘7대 우주강국’으로 자리 잡은 쾌거였다. 앞서 2021년 10월 21일 1차 발사 당시 3단부 엔진 연소시간이 계획보다 모자라 겪었던 이른바 ‘통한의 46초’를 극복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2차 발사 때 실린 인공위성은 위성 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이었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위성이다. 24일 누리호 3차 발사에 기대를 건 이유다. 일정 수준 이상의 관측 성능을 지닌, 진짜 위성 8기를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다. 성공할 경우 명실공히 ‘우주 화물선’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사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의 금자탑을 쌓는 기쁨은 잠시 미뤄졌다. 누리호의 저온 헬륨 공급밸브 제어 과정에서 컴퓨터와 통신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더 세심하게 점검하고 더 간절하게 도전할 일이다. 우리나라가 우주 산업화의 단계로 도약하는 첫발이 그만큼 조심스럽다.
우주 도전이 국가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건 아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초소형 위성 부산샛(Busan-Sat)이 대표적이다. 시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로선 처음으로 내년에 초소형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이 위성은 가로 세로 20㎝, 높이 30㎝의 육면체 박스 크기다. 주목할 건 이 위성에 한국천문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편광카메라가 장착된다는 점이다. 해상 미세먼지나 해상 교통, 해상 쓰레기 점검 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게 부산시와 관련 기관의 협력으로 가능하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제안, 부산테크노파크와 영도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 등의 협업, 균형발전을 위한 180억 원 규모 정부 지원이 더해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뢰해 2025년까지 발사할 예정이라니 우주에 관한 광범위한 협력 기반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시는 초소형 위성 사업을 디지털 시대 전환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인공위성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함이다. 우주 시대, 우주 산업화가 그렇게 우리 가까이 와 있다.
정상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