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 놓고 보니 그 뜻이 오롯하다. 부산시와 국제신문이 지난 22~27일 진행한 ‘2023부산해양주간’ 이야기다. 2019년 시작한 해양콘퍼런스를 모태로 2021년 해양산업리더스서밋, 2022년 전국청소년해양토론대회, 그리고 올해 해양환경콘퍼런스와 해양경제포럼 등을 더해 부산을 중심으로 해양인의 역량을 결집했다. 해양을 주제로 13개 세션에 토론자 65명과 함께한 콘퍼런스, 우수 의정상 시상식, 해양환경보전 시민운동본부 발대식 및 플로깅 행사 등이 열렸다. 35개 기관 단체 기업이 참여했다.
마침 31일은 제28회 바다의 날이다. 해양 국가로서 국제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고 바다 및 해양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대표적인 바다 행사다. 해양수도라는 부산 입장에서 보면 달리 생각할 여지가 많다.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바다의 날 기념식이 아니라 부산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해양인이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타진하는 자리를 마련할 때가 됐다. 2019년 씨앗이 뿌려졌고, 해마다 조금씩 힘을 보태, 올해 비로소 울타리를 만든 부산해양주간의 의미다.
박형준 시장은 지난 22일 개회식에 참석해 “바다를 개척하는 자가 국제 질서를 움직일 것”이라며 비전과 전략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 중심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놓았다. “엑스포 유치와 함께 부산은 세계적인 글로벌 허브 항만도시로서의 위용을 반드시 갖추리라 확신한다”는 그의 말이 또렷하다. 이날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양도시 부산은 바다를 기반으로 새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해양주간에서 나온 정책 제안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했다.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부산이 세계 2위 환적항 세계 7위 컨테이너항을 보유한 동북아 물류 중심 도시이며, 부산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부산의 가치 재인식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올바른 비전 제시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부산이 해양자치권을 확보해야 한다거나, 부산에 해양바이오 리서치 파크를 구축하자거나, 빅데이터로 해양산업을 혁신하자는 굵직굵직한 제안들이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는 디테일에 닿으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북항에 해상택시 한 대 띄울 수 없는 부산과 달리 네덜란드 로테르담시는 항만의 지분 70%를 보유하며, 독일 함부르크시는 항만 자치권을 행사한다. 미역에서 추출하는 다당류인 알긴산은 ㎏당 5000원이지만 의료용 고순도 알긴산은 ㎏당 5000만 원이니 1만 배나 부가가치가 상승한다. 해양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이다. 부산 영도 해양클러스터의 해양 연구 인력은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의 든든한 밑바탕이다. 부산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발사를 추진 중인 초소형 인공위성 부산샛을 가능하게 만든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2023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한자리를 꿰찼다.
이처럼 해양의 활용과 해양 자원의 산업화가 중요하다면 바다, 해양 그 자체에 천착해야 한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해양 경제의 밑바탕이 바로 해양 인문·문화·예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천하의 강물을 다 받아들인다는 해납백천(海納百川), 물은 모든 것과 통한다는 영화 ‘아바타-물의 길’은 바다가 인류의 뿌리임을 깨닫게 한다. 그 바다가 오염으로 수용 한계에 있다. “해양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해양 교육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다짐에 무게가 실린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쓸모 있게 만들어야 값어치가 있는 법이다.
박 시장은 “해양에 디지털 산업이, 그린 산업이, 문화·관광·콘텐츠 산업이 들어 있다”고 했다. 부산해양주간은 이를 꿰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내년엔 박 시장 말대로 문화·관광 등과 관련한 아이템 보강이 절실하다. 부산시 부산시의회 부산시교육청 한국해양대학교 부경대학교 영산대학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국립해양조사원 극지연구소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환경공단 국립해양박물관 부산연구원 부산항만공사 한국선급 한국해운협회 한국해기사협회 부산항도선사회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한국해양정책연합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한국해양수산데이터산업협회 LG전자 HJ중공업 은산해운항공 PANASIA 서봉리사이클링 ARTBAY 신북방해양경제포럼 극지해양미래포럼 등이 플랫폼의 벽돌 한 장씩을 쌓았다.
더 많은 기관 단체 기업의 지지 및 성원은 부산해양주간이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 발전하는 힘이다.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정상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