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애덤 스미스 300돌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3-06-04 19:30:0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사무실과 가까운 부산교육대학교 캠퍼스를 하루 한두 차례 들른다. 이곳을 산책하며 계절 변화를 느낀다. 정문에서 부속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주차장 근처 화단에 활짝 핀 수국이 여름을 알린다. 꽃송이가 탐스럽기도 하거니와 색깔도 화려하다. 파란 색이 주조를 이루고 드문드문 빨간 색이 섞인 수국을 보며 생각이 영도 태종사에 미친다. 3000그루가 넘는 수국이 연출하는 장관을 올해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맘때 태종사를 무던히 찾았다. 나들이 삼아 오후에 자주 갔으나 땅거미가 질 무렵이나 이른 아침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해무가 채 걷히지 않은 새벽 둘러보는 감흥이 새삼스럽다. 사람이 가꾸었다지만 자연이 빚은 꽃대궐이었다.

수국 꽃 색깔은 토양 성분에 따라 천변만화한다. 중성 하얀 색, 산성 파란 색, 알칼리성 빨간 색이라고 하나 공식은 공식일 뿐. 같은 무리에서도, 한 그루에서도 변화무쌍하다. 수국이 품은 안토시아닌 성분과 토양 속 알루미늄 이온의 조합이 그만큼 공교롭다. 보이지 않는 손의 조화랄까.

‘보이지 않는 손’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1723~1790)다. 5일은 그의 탄생 300주년이 되는 날이다. ‘국부론’으로 대표되는 그의 사상은 자본주의 발전의 밑바탕으로 여겨진다. ‘성서 이래 가장 위대한 책’이라고 평가받는 그의 대표작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 책에 나온다. 딱 한 번. 시장의 자기 통제적 기능을 강조한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는 경제학 교과서의 첫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대표작 ‘도덕감정론’은 ‘국부론’에 가려진 그의 이면을 반추하는 거울이다. 스코틀랜드 동해안 작은 항구도시인 커콜디에서 태어난 그는 왕성한 20~30대 10여 년 글래스고대학에서 도덕철학을 강의했다. 산업혁명이란 격동기에 인간 사회의 조화로운 질서를 탐구한 셈이다. ‘국부론’이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애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낸 1776년은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가 즉위한 해다.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발전한 서구 자본주의와 정조 이후 조선의 엇갈린 행보는 익히 아는 바이다. 특히 시장을 뒷받침 하는 윤리의 중요성을 다시 절감하는 요즘이다. 김치 코인 혹한기와 그에 앞서 절묘하게 코인 시장을 헤집고 다니다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한 국회의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일 수 있다. 수국 꽃을 다시 본다.

정상도 논설실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3. 3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4. 4센텀2지구 진입 ‘반여1동 우회도로’ 2026년 조기 개통
  5. 5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6. 6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7. 7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8. 8“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9. 9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10. 10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1. 1“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2. 2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3. 3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4. 4국정안정론 우세 속 ‘낙동강벨트’ 민주당 건재
  5. 5김진표 의장, 부산 세일즈 위해 해외로
  6. 6추석 화두 李 영장기각…與 “보수층 결집” 野 “총선 때 승산”
  7. 7울산 성범죄자 대다수 학교 근처 산다
  8. 86일 이균용 임명안, 민주 ‘불가론’ 대세…연휴 뒤 첫 충돌 예고
  9. 9한 총리 여론조작방지 TF 구성 지시, 한중전 당시 해외세력 VPN 악용 접속 확인
  10. 10진실화해위, 3·15의거 참여자 진실규명 추가 접수
  1. 1센텀2지구 진입 ‘반여1동 우회도로’ 2026년 조기 개통
  2. 210월 부산은 가을축제로 물든다…곳곳 볼거리 풍성
  3. 3대한항공 베트남 푸꾸옥 신규취항...부산~상하이 매일 운항
  4. 4"오염수 2차 방류 임박했는데…매뉴얼 등 韓 대응책 부재"
  5. 5KRX, 시카고에서 'K-파생상품시장' 알렸다
  6. 6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다시 시작됐다
  7. 7기름값 고공행진에…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가닥
  8. 8카카오 "한중 8강전 클릭 응원, 비정상...수사의뢰"
  9. 9부산 벤처기업에 65억 이상 투자…지역혁신 펀드 지원준비 완료
  10. 10갈수록 커지는 '세수 펑크'…올해 1~8월 국세 47조원 감소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3. 3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4. 4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5. 5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6. 6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7. 7울산대 위해 5개월 만에 1000억 원 모은 울산의 단결력
  8. 8‘킬러문항’ 배제 적용 9월 모평, 국어·영어 어렵고 수학 쉬웠다
  9. 9함안 고속도로서 25t 화물차가 미군 트럭 들이받아…3명 경상
  10. 10해운대 미포오거리서 역주행 차량이 버스 충돌…5대 피해 8명 부상
  1. 1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2. 2‘삐약이’서 에이스된 신유빈, 중국서 귀화한 전지희
  3. 3LG, 정규리그 우승 확정…롯데의 가을야구 운명은?
  4. 4우상혁 높이뛰기서 육상 첫 금 도약
  5. 5임성재·김시우 PGA 롱런 열었다
  6. 6남자바둑 단체 우승…황금연휴 금빛낭보로 마무리
  7. 75년 만의 남북대결 팽팽한 균형
  8. 8나아름, 개인 도로에서 '간발의 차'로 은메달
  9. 9주재훈-소채원,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 은메달
  10. 10[뭐라노] 아시안게임 스포츠정신 어디로 갔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성만 병역의무
3위가 목표인 대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선택과 집중’ 열매를
추석 긴 연휴에도 여야 대치, 민생 협치로 풀어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도시의 메카, 부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