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을 바라보며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3-06-07 19:27:1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와 경상남도는 ‘행정통합’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 것일까. 최근 시와 도의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여론 수렴 과정을 보면 이를 실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일단 하겠다고 했으니 해보긴 하지만, 여론의 등에 떠밀려 마지못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김두겸 울산시장은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 대신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을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또 박 지사는 부산시와 경상남도의 행정통합을 제안했고, 박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시·도는 행정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초광역 협력 모델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던 부울경 메가시티 좌초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자 ‘경제동맹’과 ‘행정통합’이란 새로운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시와 도는 지난 2월 행정통합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 협의했다. 그리고 지역민의 여론을 파악하는 절차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3차례 토론회와 2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1, 2차 토론회에서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노출되자 도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지난 4월 경남도가 주최한 1차 토론회에서는 두 시·도의 행정통합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의견이 다수였던 반면,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2차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행정통합의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추진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하나의 사안을 놓고 첨예하게 다른 입장이 나오자 행정통합을 추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고, 박 지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론 수렴 일정을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더니 결국 경남 진주시에서 열 예정이던 3차 토론회를 연기했다. 합의했던 사안을 갑자기 취소한 데 대해 시 역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두 시·도의 행정통합 추진도 부울경 메가시티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졌다. 이후 두 시·도가 애초 계획했던 여론조사까지는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난달 말 1차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이달 2차 여론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양쪽 시·도민 2000명씩, 총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진행하나, 이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일단 조사 결과를 보고 추후 어떻게 할지 논의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인데,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두 시·도의 판이한 시각이 노출된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만 가지고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두 시·도가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시도다. 하지만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화제성도 떨어지고 실현 가능성도 작아 보이는 이유는 이것이 정치적인 사안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설 지역 균형 발전의 새로운 축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부울경 메가시티는 생존의 기로에 선 지방을 살리자는 절박함과 공감대가 그 시작점이었다. 정치와 지역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진짜 지방이 살길을 모색하자는 부분에서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고 그만큼 기대도 컸다.

반면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과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자치단체장이 선출되면서 부울경 메가시티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정치적인 선택이었다. 일단 초광역 협력의 끈을 잇기 위해 뭐라도 만들어야 했기에,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렇기에 두 시·도의 행정통합 역시 진심으로 고민하기보다 일단 하는 시늉이라도 해보고 안 되면 말자는 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 시·도의 행정통합은 전 세계적으로도 모델을 찾기 어려운, 쉽지 않은 일이다. 양쪽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도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데, 둘 다 여론의 눈치만 보며 서로에게 공을 떠넘기는 분위기다. 이렇게 추진하는 행정통합이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오히려 두 지역의 갈등만 조장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버리고 두 지역이 어떻게 협력하는 것이 나을지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김현주 메가시티사회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때 치료 못 받아 숨진 환자, 경남·부산이 전국 3·4번째로 많아
  2. 2부산교통公·시설公 새 수장 오자마자…조직 화합 숙제
  3. 3파손된 도로 두 달 넘게 방치…건설사 늑장에 주민 ‘뺑뺑이’
  4. 4보수 텃밭 부산 서·동 지역구, 여권 총선 후보군 문전성시
  5. 5간소한 세간 8평 방에 가득 차…아내는 무릎 접고 새우잠
  6. 6멈춰 선 국회…가덕건설공단·산은법 발목
  7. 7광안대교 뷰·학세권 프리미엄…‘푸르지오 써밋’ 부산 첫 입성
  8. 8구호품 90% 부산항 집결…분유부터 재봉틀까지 총망라
  9. 9현대판 소작농 자영업자의 처절한 생존기
  10. 10가상현실로 성화 점화, 디지털 불꽃놀이…中 기술력 과시
  1. 1보수 텃밭 부산 서·동 지역구, 여권 총선 후보군 문전성시
  2. 2멈춰 선 국회…가덕건설공단·산은법 발목
  3. 3부산시의회, ‘정당현수막 조례개정안’ 운명 25일 표결로 결정
  4. 4대법원장 공백 현실화…이재명 체포안 여파로 임명투표 사실상 무산
  5. 5이재명 26일 영장심사…구속이든 기각이든 계파갈등 가속
  6. 6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친명계 중진 4인 출사표
  7. 7민주 내홍 반사효과에 기대지 않겠다? 與 민생행보 집중
  8. 8(속보)민주 원내대표 경선에 친명 중진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출마
  9. 9국힘 "문재인, 이재명 구속위기에도 평산책방 홍보…기가 찰 뿐"
  10. 10대통령실, 文 '진보정보 우위론'에 "오염된 정보 기반 주장"
  1. 1간소한 세간 8평 방에 가득 차…아내는 무릎 접고 새우잠
  2. 2광안대교 뷰·학세권 프리미엄…‘푸르지오 써밋’ 부산 첫 입성
  3. 3해양수산연수원 사회공헌활동…절영종합복지관에 식료품 전달
  4. 4부산 99%가 전용면적 10평(33㎡) 안돼…가구원 수 고려않고 동일면적 공급
  5. 5전용기로 전략국가 속속 방문…대기업 총수들 막판 전력질주
  6. 6"오염수 하루 90t씩 생성, 방류는 '밑 빠진 독 물 붓기'"
  7. 7암초 걸린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3자 제안 공고 일정 중단
  8. 8전기차 보급 늘지만 안전은 ‘글쎄’… 3년 새 화재 3배 증가
  9. 9“‘종자 산업’ 관심 있는 젊은이들 찾습니다”
  10. 10아버지 집 사면서 자금 조달 내역은 전무… “불법 증여 의심”
  1. 1제때 치료 못 받아 숨진 환자, 경남·부산이 전국 3·4번째로 많아
  2. 2부산교통公·시설公 새 수장 오자마자…조직 화합 숙제
  3. 3파손된 도로 두 달 넘게 방치…건설사 늑장에 주민 ‘뺑뺑이’
  4. 4“18살 돼서야 듣게 된 생부 전사 소식…전우 찾아 다녔죠”
  5. 525일부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환자도 의사도 여전히 반발
  6. 6“울산서 혈액암 최신 치료…원정진료 불편 해소”
  7. 7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5일
  8. 8한국신문윤리위, 대구서 교육
  9. 9남해 동흥방파제 해상서 물고기 집단 폐사…군, 원인 파악 나서
  10. 10변호사 행세하며 돈 가져간 모자 징역형
  1. 1가상현실로 성화 점화, 디지털 불꽃놀이…中 기술력 과시
  2. 2“너무 아쉬워” 김선우, 韓 첫 메달에도 눈물
  3. 3인공기 게양 금지인데…北, 개회식서도 펄럭
  4. 4수영·레이저 런서 대역전…개인전 대회 2연패
  5. 5야구대표팀 28일 출국…윤동희 막차 합류
  6. 6태권도 품새 금메달 석권…근대5종 전웅태 2관왕
  7. 7남녀 모두 압도적 승리 “이게 태권도 종주국의 품새다”
  8. 816강 남북전 웃은 안바울, 4강 한일전선 눈물
  9. 9男펜싱 집안싸움 성사 주목…유도 남북 선의의 경쟁
  10. 10金 노린다더니…男배구 61년 만의 노메달 치욕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현대 과학기술이 위험한 근본적 이유
기고 [전체보기]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메가이벤트는 재정정치게임? 지역의 희망?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부산형 특구 성공 조건은 ‘앵커기업’ 유치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KCC이지스
‘에코델타동(洞)’ 논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부산시, 전국 최악 건강지표 개선 대책 세워라
도심하천 긴급 재난대처 첫걸음은 ‘방심 금물’
세상읽기 [전체보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출산정책 헛다리 그만 짚고 고용안전성 높여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적 공간의 미학
중세 고려의 여름, 휴가와 K-잔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잠재력과 성장성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