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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오염수 방류 문제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   입력 : 2023-06-18 19:00:1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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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강행을 앞두고 국내 논란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신문은 방류 오염수의 안전성에 관해 전문가의 상반되는 의견을 싣습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과 방일 시찰단 파견 이후 정부 여당이 친원전학자의 의견을 토대로 야당과 재야학자의 의견을 ‘오염수 괴담’ 운운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해양방류를 하면 희석이 되기에 문제없다는 말을 ‘과학적’이라고 한다. 과학이란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학문으로 과학의 기본은 증명에 있다.

과학 이전에 상식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고 먹어도 된다면 해양에 투기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바다에 핵쓰레기를 투기하는 것은 국제환경범죄다. 안전하다면 소위 ‘처리수’를 어류양식이나 공업용수로 쓰면 될 일이다. ‘오염수 해양투기’를 문제없다고 보는 사람들은 바다를 생태계가 아닌 거대한 증류수 실험실로 보는 무지와 무책임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이고 ‘괴담 운운’ 자체가 선동적인 이유는 이러하다.

첫째, 안전 기준치가 나라마다 달라 신뢰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 농도가 73만Bq(베크렐)인 후쿠시마 오염수를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처리를 해 일본 배출기준 6만Bq보다 낮은 1500Bq로 줄여 방류한다는 것이다. 미국 기준은 740Bq, 유럽 100Bq, 미 캘리포니아주는 15Bq이다. 안전 기준치가 너무 다르다. 1500Bq과 15Bq의 차이에서 어느 쪽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말인가. ‘고무줄 기준’은 과학이 아니다.

둘째, 일본의 ‘오염처리수 안전’ 주장은 주장일 뿐 제대로 검증된 것이 없다. 일본 정부는 알프스를 거치면 삼중수소만 빼고 나머지는 다 제거되고, 삼중수소도 희석해서 해양방류하면 영향이 없다고 했다. 도쿄전력은 64개 방사성 핵종 중 9개 핵종만 검사해 발표했고 그것도 저장탱크의 4분의 1에서만 측정했다. 게다가 삼중수소는 알프스를 거쳐도 70%가 오염수로 밝혀졌다. 알프스의 2차 처리 효과나 잔류 방사성물질 총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증명이 되지 않은 것은 과학이 아니다. 셋째, 해양 희석 전 특정지역 방사성물질이 고농축될 때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조사가 전혀 안 됐다. 일본 고도정보과학기술연구기구는 삼중수소의 경우 해산물 농축효과가 없다고 밝혔지만 일본 국민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반면 영국에서 식품기준청 지침에 따라 1997년부터 10년간 매년 실시한 조사에서 삼중수소의 경우 바닷물이 자연상태에서 5~50Bq/L인 데 비해 넙치 4000~5만 Bq/㎏, 홍합 2000~4만 Bq/㎏의 농축이 인정됐는데 이들 어종 농축률 평균치의 각 3000배와 2300배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5월 후쿠시마원전 항 내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1만8000㏃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는 도쿄전력의 발표를 보도했다. 이는 자연 상태의 삼중수소수(HTO)와 내부피폭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의 피해 차이를 보여주는 증거 아닌가. 이는 먹이사슬로 인한 장기적 인체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이다.

넷째, 과학을 하는 이유는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3년. 100년이 지나면 독성이 1000분의 1로 완전히 사라진다. 기존 1000t 탱크 증설이나 10만 t 대형탱크 신설을 통해 20년 더 보관하면 삼중수소의 80%가 사라진다는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 켄 부셀러 박사의 제안도 있다. 또한 오염수를 시멘트와 섞어 몰타르화해 건설현장에 활용하는 방법도 일본 국내외 전문가들이 권고한다.

다섯째, 과학은 논리의 일관성과 확인의 객관성, 투명성이 핵심이다. 일본은 내로남불의 극치다. 1993년 러시아가 수백 t의 핵폐기수를 IAEA 기준치 이하라며 홋카이도 인근에 투기하려 하자 일본 정부가 적극 반대해 러시아가 포기한 사례가 있다. 원전 진흥을 위한 국제기구인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우리 국민으로 보면 편파적인 심판이다. IAEA가 지난해 일본의 해양투기를 사실상 승인해줬기에 이달 말쯤 예정된 IAEA의 최종보고서는 보나 마나 한 것이다.

과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의도성을 갖는 것이다. 실험에 의도를 가지면 조작 가능성이 높다. 오염수 방류 후에 문제가 생기면 되돌이킬 수 없다. 대통령과 여당, 부산시장은 대오각성해 미국을 설득하고, 일본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 오염수 해양투기는 과학의 문제를 넘어 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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