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갑수의 생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갑수 시인·문화평론가

  • 김갑수 시인·문화평론가
  •  |   입력 : 2023-06-22 19:00:5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굳어진 고정관념처럼 나쁜 게 없다. 거기 갇히면 현실 대응력이 무망해진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본다. 한국의 저출생 문제, 그러니까 인구감소 추세에 대한 사회적 공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나 자신을 포함해 대다수의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재앙적 추세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문제에 대한 대중적 이해도가 높다. 그런데 어떤 저명한 진보 지식인이 TV에 나와 명쾌하게 다른 의견을 설파한다. 언제까지 팽창적 산업시대 관념으로 살아갈 것인가.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지 않은가. 줄어드는 인구를 오히려 달갑게 여기고 그 안에서 경제를 운용하고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길을 찾으면 된다. 대략 이런 요지의 담론.

그러고 보니 그런 발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고 또 생각해 보니 ‘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예시처럼 탈 발전지향적 미래상을 추구하는 게 좋을지 모른다. 그야말로 쌈박하고 신선한 목소리에 잠깐 매료됐지만 곧장 생각은 되돌아온다. 그래서 20~30년 후의 노령인구를 누가 먹여 살리느냐고요. 간신히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의 경제규모를 AI 로봇의 생산력으로 대체하는 게 가능하겠느냐고요. 그러니까 그 파격적인 생태주의적 진보관념은 허황된 것 아니냐고요. 곧장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현재의 인구규모를 유지라도 하기 위해 출산지원 확대, 국내이민 장려 등 기존 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과연 생각이 굳어 있는 쪽은 어디일까.

하나 더 예를 들면 중국 문제. 혹자는 말한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 축소와 무역역조는 양국 간의 국민갈등, 정치갈등 때문이 아니다. 중국의 생산 기술력이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이 축소와 손실은 당연히 올 게 왔다는 것. 우리가 나서서 되돌릴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마치 방탄소년단이 중국을 포기하고 나자 미국 유럽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루었듯이 탈중국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 동남아 남미 중동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발상의 전환이 그것이다. 그 역시 주장은 냉철하고 신선하다. 그런데 과연 현실성 있는 올바른 방향성일까. 지리적 이점이 십분 활용된 양국 동반성장의 30년 세월이 얼마나 눈부셨던가. 그런 노다지 없이도 퇴보 없는 미래상이 가능한 것인지. 나는 정파성에 휘둘리는 친중 반중론을 떠나서 중국 없는 한국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심히 궁금하다.

이 같은 쟁론거리는 너무나 많은데 저출생 문제건 탈중국론이건 지금 특정한 의견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굳어진 고정관념을 벗어나 당대와 미래전망에 부합하는 방향성이 궁금한 것이다. 일단 공론장에서 20~30대의 주장이 들리지 않는다. 탈냉전이건 복지확장이건 1980년대 이래 근 30년 간은 20대 목소리가 시대를 이끌었건만 지금 국가 중심의제에서 젊은 층은 배제되어 있다. 국정책임이 있는 대통령에게는 다양한 가능성과 문제점을 고려한 체계성이나 사회를 변화시킬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 사적 경험에 의거한 돌발적 발언이나 개인적 경로로 취득한 반짝 아이디어를 불쑥 내밀어 온통 난리가 나는 일이 반복된다. 경험의 부재를 면책사유로 들지만 지나간 군인 대통령들을 포함해 대부분 경험 부족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전임자들은 유능한 보좌진들로부터 열심히 학습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 같은 학습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무성하고 오직 의존하는 것은 우익 유튜버들이라는데 헛소문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직 한국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나아가기에는, 그래서 기득권적 관점에 가산점을 두기에는 현대 공화정의 연륜이 너무나 짧은 신생국에 불과하다. 교육제도건 부동산 정책이건 노동정책이건 대수술을 감행해 혁신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그런 변화를 주도할 사회동력이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장노년층의 성공담론에 기초한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

언제부터인가 모두들 한국의 미래상을 어둡게 전망한다. 그렇게 보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논리적 근거는 차고 넘친다. 그런 점에서 대안세력인 민주당이 더 크게 바뀌어야 한다. 집권 시 적폐청산론도 네거티브 전략이었고 야당일 때는 비판 여론에 힘입은 투쟁론이 대세를 이룬다. 국힘 정권 하에서 부정적 미래전망이 팽배해 있다면 민주당은 비판적 투쟁 이상으로 밝고 희망적인 대안적 의제들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강대국 외교, 대북관계, 경제 재도약 프로그램 설정이 핵심으로 보이는데 그 첫 단추는 파격적인 세대교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힘 당대표에 30대 청년이 올랐던 것 이상의 혁신성이 필요하다.

당연히 세대교체론에 대한 반론이 무성할 것이다. 교체는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윗세대를 향해 스스로 치고 올라와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 온당한 말이기는 하나 인위적으로라도 야당 민주당의 의석 절반 이상이 30~40대로 채워질 때 한국이 필요로 하는 변화의 갈망을 선도하리라 믿는다. 어느덧 60대에 접어든 1980년대의 투사들. 고생도 많았지만 누리기도 많이 했다. 총선을 앞두고 그들이 대거 자발적으로 퇴장하는 아름다운 정치를 보고 싶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은 최선 다했다…뜨거웠던 ‘K-원팀’ 여정
  2. 2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좌동 재건축 기대감 들썩
  3. 3낙동강 무인도에 수상한 중계기…1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설치(종합)
  4. 4與 ‘현역 물갈이’ 기류에도…일부 PK의원들 “난 아닐거야”
  5. 5부산연구개발특구 5곳 추가 지정, 동·서부산 2개축 성장전략 ‘탄력’
  6. 6[속보]부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7. 7[단독] 부산시 ‘통학로 개선 리빙랩’ 예산 80% 삭감
  8. 8사립초 입학 전형에 영어면접까지? 부산교육청 감사 착수(종합)
  9. 9[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27> 경북 돼지 간바지
  10. 10'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월드컵 이어 엑스포까지 유치
  1. 1與 ‘현역 물갈이’ 기류에도…일부 PK의원들 “난 아닐거야”
  2. 2윤 대통령 "엑스포 유치 실패 제 부족, 서울·부산 두 축 균형발전 그대로"
  3. 3“연동형 유지” vs “병립형 회귀” 선거제 개편 놓고 野는 딜레마
  4. 4尹 “종료휘슬 불 때까지 뛴 원팀…韓, 국제사회 많은 친구 얻었다”(종합)
  5. 5민주, 이동관 위원장 등 3명 탄핵안 재발의
  6. 6부산정치권 2035부산엑스포 재시동 걸고, "부산 현안 차질없이 진행"
  7. 7산은·고준위법 법안소위 안건 상정 불발
  8. 8김도읍, 추경호에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위한 재정지원 당부
  9. 9크게 빗나간 엑스포 판세, 오판 책임론 이나
  10. 10與 ‘2+2 민생법협의체’ 제안에 “법사위부터 열어라” 野는 거부
  1. 1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좌동 재건축 기대감 들썩
  2. 2부산연구개발특구 5곳 추가 지정, 동·서부산 2개축 성장전략 ‘탄력’
  3. 3정부 "부산엑스포 실패했지만 국제협력 약속 그대로 이행"
  4. 4한국GM·기아·포르쉐 등 제작 결함으로 리콜(시정조치)
  5. 5천연잔디 골프장, 양한방협진 서비스…호텔급 실버주택 뜬다
  6. 6부산 출산율 0.5명대 진입하나…3분기 0.64명 '역대 최저'
  7. 7엑스포 유치 실패한 부산, '3전4기' 평창올림픽 모델 바라본다
  8. 82030 엑스포 후보 3개국 최종 PT 종료…투표 절차 시작
  9. 9부산 다문화 결혼 3년 만에 23% 증가…"코로나 완화 영향"
  10. 10ESG경영 앞장 콜핑, 폐어망서 친환경 섬유 뽑아낸다
  1. 1부산은 최선 다했다…뜨거웠던 ‘K-원팀’ 여정
  2. 2낙동강 무인도에 수상한 중계기…1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설치(종합)
  3. 3[속보]부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4. 4[단독] 부산시 ‘통학로 개선 리빙랩’ 예산 80% 삭감
  5. 5사립초 입학 전형에 영어면접까지? 부산교육청 감사 착수(종합)
  6. 6'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월드컵 이어 엑스포까지 유치
  7. 7[속보]한덕수 총리 "엑스포 유치 실패 무거운 책임"
  8. 8“무채색 같던 중년여성 삶, 나전칠기 만나 반짝반짝 빛났죠”
  9. 9[속보]법원 “송철호 전 울산시장, 황운하에 수사 청탁 인정”
  10. 10‘묻지마 폭행’ 의식불명인데 피의자 불구속 檢 송치 논란(종합)
  1. 1손아섭 은퇴선수가 뽑은 올해 최고 선수
  2. 2살아난 허웅, KCC 연패 사슬 끊었다
  3. 3주심 PK 선언에도 “아니다” 실토…골 욕심 많은 호날두의 양심선언
  4. 4세계랭킹 15위 신지애, 파리올림픽 조준
  5. 5황소의 돌진…시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6. 6불법 촬영혐의 황의조 축구대표팀 제외
  7. 7염종석 이후 31년째…롯데 신인왕 배출 내년엔 기필코!
  8. 8손캡 3골 모두 오프사이드…위기의 토트넘
  9. 9롯데의 2024년은 이미 시작됐다, 마무리캠프 현장 방문기[부산야구실록]
  10. 10류현진 30·40대 FA중 주목할 선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차세대 해양정책리더 과정 통한 인재 발굴과 육성
최계락의 시동요 ‘꼬까신’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부산 스포츠 ‘마 함 해보입시더’
도청도설 [전체보기]
인요한의 설화
북항 친수공원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참새구이와 어묵
일본의 계단식 논과 덴피보시
사설 [전체보기]
‘2030’ 실패했지만 그 노력은 새 꿈의 씨앗
부산 도시·교통 인프라 구축 빈틈없기를
세상읽기 [전체보기]
노인빈곤, 국민연금 개혁과 정년연장이 답
날씨와 마음의 관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제25회 부산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