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18일 청구했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등 수사를 위한 신병 확보 절차다. 이번에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상 배임과 뇌물, 위증교사 등이다. 지난 2월 대장동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청구한 영장이 자동 기각된 지 7개월 만이다.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은 빠르면 21일로 예상된다. 영장 청구는 19일째 단식투쟁을 벌이던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이뤄졌다. 민주당은 이를 검찰 폭거로 규정하고 사실상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예고한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대통령실 앞에서는 내각 총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긴급 사안을 제외한 상임위 일정 보이콧도 선언했다. 국회가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정쟁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형국이다.
이 대표 건강이 위태로운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그에게 씌워진 혐의가 결코 가볍지 않다. 백현동 사건의 경우 성남시장 시절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 대북 송금 의혹은 경기지사 때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다. 이미 기소된 대장동 사건은 민간업자가 수천배 폭리를 취하는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역할을 묻는다. 건강이 악화된 야당 대표에게 비정하다는 비난을 불식하려면 검찰이 수사 당위성을 결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인 이 대표는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했다. 6번에 걸친 검찰 소환에 응하면서 증거가 없다는 말도 했다. 검찰이 무고한 정치수사를 한다면 그럴수록 당당히 영장 심사에 응해 결백을 증명하면 될 일이다. 단식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 10~11월 국회와 내년 총선 일정을 감안해 검찰의 영장 청구가 이달 중 이뤄진다는 예상은 벌써부터 나와 있었다. 정치인의 단식이 명분을 가지려면 선택지가 그것 뿐인 약자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의석을 168석이나 가진 국회 제1당 대표다. 투쟁이 아니라 정치를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지금이라도 단식을 풀고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과 비상 의총 결의 내용 등을 보면 이런 대정부 요구가 과연 대표의 극단적인 단식과 총력투쟁의 사유가 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국정쇄신은 국회 안에서 얼마든지 토의될 수 있다. 사법과 정치는 엄연히 그 영역이 다르다. 이 대표 혐의는 국회의원과 민주당 대표 신분을 갖기 훨씬 이전 사건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이 이재명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당 차원으로 끌고 들어오면 공당으로서 책무를 저버린다는 비판만 받게 된다. 여당도 비아냥이나 조롱이 아니라 진정으로 야당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민생을 진짜 생각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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