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고분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날아온 낭보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영남과 호남 지역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묶은 연속 유산이다. 경남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과 경북 고령 지산동,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으로 구성된다.
가야고분군은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0년 동안 민관학이 힘을 모아 이뤄낸 쾌거인 셈이다. 당초 김해와 함안, 고령 고분군 등은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은 2015년 이를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7곳의 유적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 복천동 고분군은 4~5세기를 대표하는 유력한 후보였으나 대규모 주택개발 사업 때문에 제외됐다.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유네스코 등재는 우리 역사에서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던 가야가 세계사의 중요한 역사로 인정받고 세계적 문화자산이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삼국시대에 존속했으나 승자가 쓰는 역사 기록 특성상 옛 문헌에 남은 기록이 많지 않다. 구릉 능선이나 언덕에 조성된 무덤에서 나온 각종 토기 철기 장신구 등 유물이 가야의 면면을 드러내는 이유다. 가야고분군은 가야 문명을 실증하는 증거로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그러나 600년에 이르는 가야사 복원에는 공백이 여전히 많고, 세부 사항을 놓고 각종 논쟁이 진행 중이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가야사 복원을 100대 국정과제로 삼고 ‘가야사 바로 세우기’에 예산을 편성하고 가야사 복원을 추진해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다. 물론 식민사관 논란이 있었으나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가야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사료를 모으고 유적을 찾아 복원하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등재를 바른 가야사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까닭이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에는 빠졌으나 부산도 지역 정체성과 뿌리를 찾는 작업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가야 문화와 역사 복원에 힘써야 하겠다.
또한 정부와 유산 보유 지자체는 세계유산위원회 측이 당부한 유산 보호 노력에 힘써야 한다. 경남도는 고분군과 유물을 활용한 가야역사문화권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관광자원화에 앞서 진정성 있는 보존이 우선임을 명심해야 하겠다. 김해 구산동 고인돌 정비과정에서 원형을 훼손한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또한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사이로 난 도로가 유산에 미칠 영향을 완화하고 고분군 7곳에 있는 민간 소유 부지를 확보해 각 유산을 안정적으로 보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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