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수술실 CCTV설치법 시행과 의료계 현실

최재원 법무법인 시우 부산 대표변호사

  • 최재원 법무법인 시우 부산 대표변호사
  •  |   입력 : 2023-10-04 19:07:0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25일부터 개정 의료법이 시행돼 의료기관 수술실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실제 수술실을 운영하는 일선 병·의원에서는 아직도 개정 법률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심지어 수술실에 CCTV를 설치만 해두었을 뿐 언제 촬영을 해야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수술실 CCTV설치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의료인과 의료기관장은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수술실 CCTV설치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내부에 ‘반드시’ CCTV를 설치해야 한다. 둘째,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나 해당 의료인이 요청해서 환자 등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수술실 CCTV를 촬영해야 한다. 셋째, 의료기관장은 수술실 CCTV로 촬영된 영상이 분실·도난·유출·변조·훼손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넷째, 수술실 CCTV로 촬영된 영상은 범죄수사나 법원 재판업무 필요로 관계기관이 요청하는 경우나, 의료분쟁 조정 절차상 환자 동의를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환자와 수술에 참여한 모든 의료인의 동의를 받아야 제한적으로 제공될 수 있다. 다섯째, 의료기관장이나 해당 의료인은 응급상황이나 전공의 수련 목적 등에 따라 특별한 경우에는 수술실 CCTV를 촬영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법이 제정된 본격적 계기는 2016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환자가 대리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사건이었다. 수술실에서의 대리수술이나 유령수술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국민의 의료계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면서 수술실 CCTV설치법이 발의되고 입법까지 이른 것이다. 다만 이 법률이 앞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할지는 다소 간의 의문이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가한 90%가 넘는 의사가 해당 법률을 여전히 반대하고 있고, 심지어 55% 이상의 의사가 앞으로 수술실을 폐쇄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의협은 수술실 CCTV설치법이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 및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헌법소원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더욱이 여러 의사단체는 수술실 CCTV설치법 시행으로 의사들이 앞으로 수술 시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필자 역시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만으로 수술실 내 불법 의료행위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감시와 통제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행된 수술실 CCTV설치법을 잘 준비해야 하지만, 일선 병·의원이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이 법률이 시행되기까지 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었으나 보건당국과 지자체는 충분한 홍보와 준비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특히 수술실 CCTV설치법의 상세한 설치·운영기준을 제시하는 시행규칙은 올해 4월에서야 비로소 입법예고됐고, 일선 병·의원에 전달된 보건복지부의 시행지침도 법률 시행을 불과 한 달 앞둔 지난 8월에서야 정부 홈페이지 등에 게재됐다. 그러다 보니 대학병원급의 대형병원을 제외한 중소 병·의원에서는 수술실 CCTV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거나, 설치를 했더라도 실제 촬영이나 운영을 하거나 촬영한 영상을 보존하고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의료계에는 수술실 CCTV설치법뿐만 아니라 더 많은 난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선 지난 3월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수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사망한 여자아이의 소식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한 바 있다. 지난 7월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가 수술할 의사가 없어서 전원하다가 사망한 소식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지방도시다. 지방은 중증환자를 치료할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반면 소위 돈벌이가 된다고 하는 피부나 성형 쪽 개원의는 점차 늘어나는 실정이다 보니, 국민이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정부와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이러한 의료계의 난제들을 심도 있게 계속 논의한다고 하니, 부디 혜안으로 진정성 있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3. 3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4. 4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5. 5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6. 6'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7. 7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8. 8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9. 9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10. 10교도소에 자리 없어서…올해 형집행률 60% 미만 가석방자 급증
  1. 1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2. 2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3. 3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4. 4[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5. 5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8. 8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9. 9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10. 10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3. 3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4. 4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5. 5"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6. 6"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7. 7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8. 8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9. 9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0. 10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3. 3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4. 4'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5. 5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6. 6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7. 7교도소에 자리 없어서…올해 형집행률 60% 미만 가석방자 급증
  8. 8'내란 중요임무 종사' 박성재 2심 내주 선고
  9. 9함양군의회, 외유성 국외 출장 근절 나서…임기 만료 1년 전부터 금지
  10. 10사천에어쇼, 관람형 탈피 우주항공·방산 수출 플랫폼 전환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