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와 경기 부진 충격을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 상당수가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자칫 빚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어 걱정스럽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 원으로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한은이 추산한 자영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역대 최고 수준인 7조3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3년간 상당수 자영업자가 직원들을 내보내고 빚으로 빚을 막으며 버텼다. 코로나19 종식 선언으로 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됐으나 좀처럼 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많은 자영업자가 한계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가계와 기업부채도 빠른 속도로 증가해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8.1%로 5년간 16.2%포인트 상승했다. 26개 주요국 중 가장 증가 폭이 크다. 기업부채도 가계부채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147.0%에서 지난해 173.6%로 26.6%포인트 증가했다. GDP 대비 민간부채(가계+기업) 비율은 2017년 238.9%에서 지난해 281.7%로 42.8%포인트 상승했다. 정부 부채 증가 속도도 87개 비교 대상국 중 16위로 상위권이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모든 경제 주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미국 국채금리가 연일 급등하면서 경제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 넘게 하락해 2405.69로, 코스닥지수는 4% 내린 807.40으로 장을 마쳤다. 세계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3일(현지시간) 연 4.81%를 기록해 1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영향이 크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7%대 금리도 가능하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를 경고했다. 현재 5.25~5.5%인 미국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경제 주체들이 빚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2%포인트 벌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 주체의 이자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 고물가 속에 이자 부담까지 늘어 가계 소비 여력은 위축된다. 기업들은 수출 감소에다 수익성 악화로 투자는 꿈도 꾸지 못한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늪에 빠져 생존 위기에 처했다.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가 깊어진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빚 폭탄으로 경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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