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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고독사

1인가구 증가 사회관계 단절, 홀로 생 마감 전 연령층 확산

인적·물적 안전망 강화하고 이웃 살피는 공동체 회복을

김종천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영파의료재단 이사장

  • 김종천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영파의료재단 이사장
  •  |   입력 : 2023-10-10 18:28:0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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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에도 어김없이 홀로 쓸쓸히 사망하는 고독사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우리는 현재 하루 10명꼴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년 연평균 9% 가까이 늘고 있는 고독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높을 뿐만 아니라 50, 60대의 고독사가 전체 고독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장년층의 또 다른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직장을 잃고 사회관계가 단절되는 50, 60대에서 고독사가 가장 많은 것은 우리나라 50, 60대 남성들이 ‘젊은 시절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가장 역할에만 충실하던 세대’로 50대 전후 조기퇴직과 함께 경제력을 상실하면서 ‘소득’과 ‘연령’ 기준 모두 고립되고 쉽게 좌절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특징 중의 하나가 20, 30, 40대에 이르는 청·중년층에서도 고독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 고독사 중 22.1%가 20, 30, 40대의 고독사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61만 명 정도의 20, 30대 청년들이 고립 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들이 그러한 생활을 하는 이유는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과 ‘심리·정신적 어려움’ 그리고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라 한다. 이것이 장기화 될 경우 우울증과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연령에 관계없이 고독사가 증가하는 데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1인 가구의 증가이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세 가구 중 한 가구에 이르고 있고, 2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세 가구 중 두 가구에 이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적 관계의 단절 등으로 인해 임종 시 혼자 죽음을 맞아 오랜 시간 시신이 방치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고독사는 독거노인의 문제였으나, 이제는 전 연령층에서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급증하는 추세인 것이다.

고독사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 원인과 상황은 다를 수 있다. 고령층의 고독사는 주로 만성질병, 배우자 사망, 경제적 빈곤 등이 주요 위험요소이지만, 중·장년층의 경우 실직과 은퇴 이후 경제력 상실에 따른 우울감, 그리고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관계 단절 등이 위험요소로 꼽힌다. 반면 젊은 연령층의 경우 취업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 사회적 부적응 및 체념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과반수에 이른다.

고독사의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그 유형도 다양하다. 최근 일본에서는 ‘동거 고독사’라는 새로운 유형의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동거가족이 있지만 자택에서 사망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발견된 경우를 말한다. 자녀와 동거를 해도 관계성이 단절되어 고독사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노노간병’ 상황에서 간병을 해주던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하고 간병 받던 만성질환자가 얼마 후에 고립된 상황에서 홀로 임종을 맞아 발견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영국 전체 인구의 15% 이상이 사회적 고립과 고독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고독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직을 이미 신설하고 장관을 임명한 바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외로움을 줄이는 일이 의료비는 물론 교통사고와 범죄, 극단적인 선택을 줄이는 것과 직결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영국과 마찬가지로 2021년 2월 ‘고독대책 담당 장관’을 임명하고 고독·고립 대책실을 출범시킨 바 있다. 국가의 책임 아래 고독에 방치된 사람들을 본격 지원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볼 수 있다. 일본 국민의 68.3%가 외로움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독사 예방법’(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2021.4.1. 시행)에 따라 임종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최초의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 지원하기 위한 인적 물적 안전망을 최대한 동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욱이 고독사 실태 파악 주기를 현행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매년 사망자 현황과 위험군의 서비스 욕구 등을 정교하게 파악한다고 한다. 그 결과로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의 문제가 더 예방되고 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 부산은 인구수 10만 명당 고독사가 9.8명으로 전국(평균 6.6명)에서 인구 대비 고독사 발생이 가장 높은 곳이다.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전 연령층에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부산 시민 모두가 사회적 고립과 고독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의 조용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웃을 살피며 서로의 의지가 될 수 있도록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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