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사랑의 묘약, 와인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   입력 : 2023-10-15 19:36:1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와인(Wine)은 ‘술’이란 뜻의 라틴어 ‘비눔(Vinum)‘에서 유래되었다. 넓은 의미로 와인은 포도를 비롯한 모든 과일은 물론 꽃이나 약초를 발효시켜서 만든 알코올성 음료를 총칭하지만 일반적으로 신선한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성분의 음료를 와인이라고 한다.

효모 숙성 중인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의 스파클링와인 프로세코.
처음 와인을 만든 인류의 조상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로, 최초의 포도원 소유자이며 생산자다. 지구상 첫 번째 포도원은 약 7000여 년 전 흑해 코카서스 지역에서 출토된 포도씨앗과 타르타르산으로 추정하는데 지금의 튀르키예 북쪽 조지아, 아르메니아 지역이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포도원이 있었던 아라랏트산 지역으로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포도원이 있던 곳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영국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우르왕조(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있던 고대 바빌로니아의 도시국가) 시대의 유물, 술 마시는 장면이 담긴 판화를 통해 BC 3500년에서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와인을 생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와인이 처음 문헌에 등장한 것은 BC 1700년경 바빌로니아 법전이며, BC 10~1세기 사이에 쓰인 성경책에는 포도와 와인에 관한 기록만 500여 군데 나온다.

와인은 옛날부터 ‘약’으로 이용되었다. 레드와인에는 우리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폴리페놀 성분이 화이트와인의 10배나 들어 있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 있는 유해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항산화물질 중 하나로 심장병, 뇌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긴장감을 없애 주고 혈압을 내린다. 와인을 매일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순환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56% 낮고 폴리페놀의 일종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암 예방과 전이를 막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이탈리아의 궁정 작곡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19세기 이탈리아에서 사랑의 묘약을 파는 떠돌이 약장수 때문에 생겨나는 에피소드의 오페라이다. 싸구려 와인을 사랑의 묘약이라 속여 파는 둘카마라와 이를 사랑의 묘약으로 착각해 전 재산을 들여 사는 어리석은 네모리노의 이야기로, 18세기 나폴리에서 발전해 로마와 북이탈리아지역까지 인기를 끌었던 희극적이고 대중적인 오페라부파의 대표적인 곡이다. 형식적이고 인위적인 기존 오페라 세리아와 달리 주인공이 귀족이 아닌, 농부 하인 등 평범한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바로 ‘사랑의 묘약’이다.

공교롭게도 와인(Wine)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로 ‘사랑받는’이란 뜻의 ‘vena’에서 파생되었다. 와인을 마시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억지춘향일까? 가짜 묘약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행복하게 되는 오페라처럼 실제로 와인이 사랑을 이루어주는 묘약으로 쓰인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묘약을 마시게 해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시면 상대가 나를 사랑하게 되는 약이라는 비과학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묘약을 믿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다.

가짜 묘약이라도 상관없다. 하늘을 그리지 않고도 하늘을 표현한 미술작품처럼 사랑을 말하지 않고도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사랑의 묘약. 사랑이 그리운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와인 한잔이 필요한 시절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은 최선 다했다…뜨거웠던 ‘K-원팀’ 여정
  2. 2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좌동 재건축 기대감 들썩
  3. 3낙동강 무인도에 수상한 중계기…1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설치(종합)
  4. 4與 ‘현역 물갈이’ 기류에도…일부 PK의원들 “난 아닐거야”
  5. 5부산연구개발특구 5곳 추가 지정, 동·서부산 2개축 성장전략 ‘탄력’
  6. 6[속보]부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7. 7[단독] 부산시 ‘통학로 개선 리빙랩’ 예산 80% 삭감
  8. 8사립초 입학 전형에 영어면접까지? 부산교육청 감사 착수(종합)
  9. 9[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27> 경북 돼지 간바지
  10. 10'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월드컵 이어 엑스포까지 유치
  1. 1與 ‘현역 물갈이’ 기류에도…일부 PK의원들 “난 아닐거야”
  2. 2윤 대통령 "엑스포 유치 실패 제 부족, 서울·부산 두 축 균형발전 그대로"
  3. 3“연동형 유지” vs “병립형 회귀” 선거제 개편 놓고 野는 딜레마
  4. 4尹 “종료휘슬 불 때까지 뛴 원팀…韓, 국제사회 많은 친구 얻었다”(종합)
  5. 5민주, 이동관 위원장 등 3명 탄핵안 재발의
  6. 6부산정치권 2035부산엑스포 재시동 걸고, "부산 현안 차질없이 진행"
  7. 7산은·고준위법 법안소위 안건 상정 불발
  8. 8김도읍, 추경호에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위한 재정지원 당부
  9. 9크게 빗나간 엑스포 판세, 오판 책임론 이나
  10. 10與 ‘2+2 민생법협의체’ 제안에 “법사위부터 열어라” 野는 거부
  1. 1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좌동 재건축 기대감 들썩
  2. 2부산연구개발특구 5곳 추가 지정, 동·서부산 2개축 성장전략 ‘탄력’
  3. 3정부 "부산엑스포 실패했지만 국제협력 약속 그대로 이행"
  4. 4한국GM·기아·포르쉐 등 제작 결함으로 리콜(시정조치)
  5. 5천연잔디 골프장, 양한방협진 서비스…호텔급 실버주택 뜬다
  6. 6부산 출산율 0.5명대 진입하나…3분기 0.64명 '역대 최저'
  7. 7엑스포 유치 실패한 부산, '3전4기' 평창올림픽 모델 바라본다
  8. 82030 엑스포 후보 3개국 최종 PT 종료…투표 절차 시작
  9. 9부산 다문화 결혼 3년 만에 23% 증가…"코로나 완화 영향"
  10. 10ESG경영 앞장 콜핑, 폐어망서 친환경 섬유 뽑아낸다
  1. 1부산은 최선 다했다…뜨거웠던 ‘K-원팀’ 여정
  2. 2낙동강 무인도에 수상한 중계기…1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설치(종합)
  3. 3[속보]부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4. 4[단독] 부산시 ‘통학로 개선 리빙랩’ 예산 80% 삭감
  5. 5사립초 입학 전형에 영어면접까지? 부산교육청 감사 착수(종합)
  6. 6'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월드컵 이어 엑스포까지 유치
  7. 7[속보]한덕수 총리 "엑스포 유치 실패 무거운 책임"
  8. 8“무채색 같던 중년여성 삶, 나전칠기 만나 반짝반짝 빛났죠”
  9. 9[속보]법원 “송철호 전 울산시장, 황운하에 수사 청탁 인정”
  10. 10‘묻지마 폭행’ 의식불명인데 피의자 불구속 檢 송치 논란(종합)
  1. 1손아섭 은퇴선수가 뽑은 올해 최고 선수
  2. 2살아난 허웅, KCC 연패 사슬 끊었다
  3. 3주심 PK 선언에도 “아니다” 실토…골 욕심 많은 호날두의 양심선언
  4. 4세계랭킹 15위 신지애, 파리올림픽 조준
  5. 5황소의 돌진…시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6. 6불법 촬영혐의 황의조 축구대표팀 제외
  7. 7염종석 이후 31년째…롯데 신인왕 배출 내년엔 기필코!
  8. 8손캡 3골 모두 오프사이드…위기의 토트넘
  9. 9롯데의 2024년은 이미 시작됐다, 마무리캠프 현장 방문기[부산야구실록]
  10. 10류현진 30·40대 FA중 주목할 선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차세대 해양정책리더 과정 통한 인재 발굴과 육성
최계락의 시동요 ‘꼬까신’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부산 스포츠 ‘마 함 해보입시더’
도청도설 [전체보기]
인요한의 설화
북항 친수공원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참새구이와 어묵
일본의 계단식 논과 덴피보시
사설 [전체보기]
‘2030’ 실패했지만 그 노력은 새 꿈의 씨앗
부산 도시·교통 인프라 구축 빈틈없기를
세상읽기 [전체보기]
노인빈곤, 국민연금 개혁과 정년연장이 답
날씨와 마음의 관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제25회 부산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