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은 국제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 중의 하나다. 총 수산물 생산량(약 1억 8000만t)의 35%가 전 세계에서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물의 교역규모 역시 수출 약 3조 7000억 원, 수입은 8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수산물이 가진 글로벌화와 공유재(common property) 특성 등으로 인해 무역과 생산 등에 대한 국제 규범이 다양하게 수립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업 역시 글로벌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못할 경우 산업적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수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산선진국들은 식량위기에 대응해 수산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생산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산자원에 대한 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특히 기존 수산자원 조사뿐만 아니라 기후 및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는 등 수산자원 관리의 실효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아울러 캐나다 미국 스웨덴 남아공 에콰도르 등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양식업의 대규모화를 추진하고, 최첨단 시설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도모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수산물 소비에 있어서는 수산물의 안전성과 환경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증대하고 있고, 쉽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가공수산식품에 대한 소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수출입 수산물에 대한 위생검사가 강화되고 있고, 소비 트렌드에 따른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수입업체에게 수입수산물의 이력(생산 단계부터 미국에 수입되기까지의 전 과정) 보고 의무를 확대하고 있다. 월마트 까르푸 이케아 등의 글로벌 유통업체는 지속가능수산물 인증을 받은 수산물만을 취급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IPEP(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등 최근 메가 FTA(자유무역협정) 협정에 있어서 수산물 교역은 기존 FTA와 달리 더 이상 관세의 문제가 아닌 규범의 이슈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관세는 민감품목을 포함해 거의 100% 철폐되는 반면, 환경 및 노동에 대한 높은 수준의 규범을 요구하고 있다. 가령 수산자원의 관리 강화, 해양환경 보호 등의 환경에 대한 구속성 그리고 최저 임금, 양질의 근로 조건 등 노동에 대한 구속성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글로벌 규범을 준수하지 못하면 향후 수산물 수출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WTO 수산보조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이후 남획과 과잉 어획을 야기하는 수산보조금 철폐 논의가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과 같이 탄소중립을 위한 탄소배출량 측정, 감축 목표 설정, 그리고 목표 이행이 향후 수산물 수출 확대 등을 위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산업은 해면어업 생산량 감소, 양식업 생산량 정체, 수산물 수출 감소, 어업 인구의 감소 및 신규 인력 부족에다 어촌 소멸까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수산 환경의 변화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한 실정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치열한 수산물의 시장경쟁에서 우리나라 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환경 변화에 발 맞춰 내부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수산업의 현재 구조 아래서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많은 시간과 자구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우리 수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늦지 않게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목표를 수립하고, 치밀하게 수립된 계획에 따라 정부와 수산업계가 협력해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반드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