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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정부 지원사업 경제적 효과와 행정혁신 필요성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   입력 : 2023-11-20 19:26:2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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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많은 기업과 대학들은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모 형태로 진행되는 정부 지원금은 독이 든 사과처럼 정작 지원사업이 추구하는 혁신과 성장이라는 긍정적 목표에 기여하기보다는 오히려 지원 대상 주체들을 고사시켜 혁신동력을 잃어버리게 하는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

각종 정부 지원사업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재원으로 국민 삶의 질을 더 향상시키고 경제적 발전과 혁신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사업의 문제점으로 지금까지 많이 지적되어 온 부분은 첫째가 지원 대상자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고, 두 번째는 지원금 집행과정의 적정성이다.

먼저 선정 과정의 엄격하고 투명한 관리는 분명 개선된 것 같다. 외압이나 담당자 인맥 등의 영향은 지원사업의 선정과정에서 거의 사라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지원금 신청과정에서의 줄 세우기와 공모절차 진행과정의 부담은 더욱 커진 것 같다. 지원금 신청자들의 지원서 작성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원에서 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지원금을 받아도 지원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을 소진하게 되어 지원금의 사회 전체적 효과는 이미 반감되며, 이러한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정작 지원금이 필요한 많은 대상자들은 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지원금 규모가 크지 않은 지원사업은 과연 경제적으로 플러스 효과가 있을지조차 의심된다. 최근 교육부는 글로컬사업이나 지방대학 혁신사업 등 일부 사업에서 공모사업 지원과정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미 관행화된 기존 공모사업의 지원 부담과 이러한 부담을 지고서라도 공모사업 선정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대학들의 현실은 경제적 비효율을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정부 지원금의 집행과정에서 적정성 확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지원금 집행 현장의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 정당해 보이지도 않고 필요해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세부화된 사전적 집행계획을 현장의 지원금 수혜 주체들에게 요구하고, 이렇게 작성된 세부 계획을 토대로 실행과정에서도 각종 증빙자료와 행정서류를 요구하며, 집행 이후에도 이러한 과도한 자료들을 여러 단계에서 많은 인력을 투입해 반복 검토하는 현재의 지원금 집행 과정에서는 애초 지원사업이 바랐던 혁신과 성과의 원론적 기대는 거의 사라지고, 무사히 예산을 집행완료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가 되는 것이 정부지원사업 최말단 현장의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집행과정에서의 과도한 예산사용 규제도 많은 지원 사업들의 현장에서 불만과 갈등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갈등 과정에서 지원사업을 수행한 대학이나 기업의 주체들 중 상당수는 중도 포기하거나 두 번 다시 지원사업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게 되는 것 같다.

그 결과 지원금 집행이 편한 장비 도입이나 설비 구축 등으로 지원금의 상당 부분이 지출되는 것을 보면, 어렵게 세금을 낸 국민과 예산 확보와 집행을 위해 수고한 많은 분들 노력의 궁극적 수혜자가 제대로 된 것인지 심각한 의심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원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행정혁신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우선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현장 지원금 수혜자의 재량을 대폭 확대하고,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전적 집행계획 요구와 감독 절차를 없애거나 줄여야 한다. 지원금의 재량적 사용 후 사용 내용에 대한 검토와 소명 등의 교정을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통해 실시하면서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원금 활용 노하우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원금 수혜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창의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사업의 현장혁신과 사용자혁신이 절실해 보인다.

공공은 전지전능한 감독자가 아니라 주인인 국민이 낸 세금을 또 다른 주인인 국민에게 전달해 주는 대리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며, 지원금을 수혜한 두 번째 주인을 중심으로 한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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