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서울의 봄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23-11-29 19:43:1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79년 8월 9일 YH무역 폐업에 분노한 여공(女工)들이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벌였다. 그들의 요구는 “일자리를 지켜달라”. 김영삼(YS) 총재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사였다. 경찰이 야음을 틈 타 무자비한 진압에 나섰기 때문. 새벽녘 여공 김경숙이 추락사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경숙이 신민당사에서 스스로 투신했다고 주장했으나 ‘진실’은 달랐다. “경찰 폭력에 저항하며 달아나다가 추락했다”가 팩트(2008년 진실화해위 조사)다. 박정희 정권은 YH무역 사건 직후 눈엣가시였던 YS를 국회의원에서 제명했다. 부산·경남이 들끓었다. 부마민주항쟁이다. 계엄령 선포와 위수령 발동으로 시위는 진정됐지만 ‘10·26’으로 유신정권은 종말을 고했다.

박정희 시해 사건 수사는 신군부 리더 전두환이 맡았다. 전두환은 여러 혐의를 씌워 자신을 견제하던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전격 체포했다. 12·12 군사반란의 서막이다. 군·정을 장악한 신군부는 이듬해 5월 17일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치활동을 금지시켰다. 재야 지도자 김대중(DJ)도 잡아들였다. ‘빛고을’ 광주는 가장 앞장서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계엄군 총칼에 무릎 꿇지 않았다. 5·18민주화운동의 시작이다. 1987년 6월 항쟁도 전두환에 대한 저항에서 출발했다. 국내 4대 민주화운동 중 3개가 12·12 사태와 연관된 셈이다.

12·12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7일 만에 관객 230만 명을 돌파했다. 관람평이 재미있다. “배우들 열연에 몰입감 끝내줬다” “N차 관람한다”는 호평부터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했다. 화가 난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서울의 봄’을 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휴대전화 건강관리 앱으로 측정해 SNS에 올리는 ‘인증 챌린지’도 유행 중이다. 관객들은 전두환을 제어 못한 최규하 정부의 무기력함에 특히 분노하는 것 같다. “역사를 바꿀 수 없어 안타깝다” “동료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하는 쿠데타는 아프리카에만 있는 줄 알았다”는 댓글도 보인다.

YS 정부의 공보처 장관 오인환은 저서 ‘김영삼 재평가’에서 12·12반란의 교훈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박정희의 하나회(신군부의 사조직) 양성은 큰 과오였다. 소심하고 나약한 국가 지도자는 나라의 재앙이 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12·12의 본질과 내막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넘어가고 있다.”

현재 세대가 12·12와 국정 리더십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는 점에서 ‘서울의 봄’은 오인환의 걱정 몇 개는 덜어준 것 같다.

이노성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다리 다친 환자 결국 창원까지…의료공백 현실로(종합)
  2. 2홍준표 “선거를 모르는 사람들이 공천을 좌지우지”
  3. 3양산시 상북 석계리 아파트 진입도로 확장지연 교통체증 심각 우려
  4. 4부산 곳곳서 정월대보름 행사 ‘풍성’…가장 밝은 달은 9시 30분
  5. 5PK 국힘 경선 후보 등록한 24일, 국힘 "경선 점수 집계 과정 공개한다"
  6. 6美 무인우주선, 달 표면에 누워 있는 상태로 추정
  7. 7학원승합차가 정차한 시내버스 추돌...초등학생 4명 부상
  8. 8'상위 0.1%' 부산 자영업자 연소득 19억원…서울 이어 2위
  9. 9[날씨칼럼]변화무쌍한 봄 날씨
  10. 10정월대보름 대체로 흐린 하늘에 빗방울 떨어지거나 눈 날려
  1. 1홍준표 “선거를 모르는 사람들이 공천을 좌지우지”
  2. 2PK 국힘 경선 후보 등록한 24일, 국힘 "경선 점수 집계 과정 공개한다"
  3. 3‘공천파동 수습 논의’ 민주, 25일 이재명 주재 최고위
  4. 4국힘 김해을 예비후보 5명, 조해진 의원 고발
  5. 5[단독] 與 경선점수 비공개키로…컷오프 될 현역 반발 부르나
  6. 6선거구 획정 대립 언제까지…野 "부산 1석 안 줄이면 원안대로" 與 "무책임"
  7. 7김종인 개혁신당 공관위원장으로 또다시 선거판 재등장
  8. 8공천 탈락자 모시자…제3지대 ‘이삭줍기’ 물밑 경쟁
  9. 9민주, 부산 첫 경선 금정 박인영 勝…추미애·이언주 등 전략공천 가능성
  10. 10[부산 경선지역을 가다] 부산진을, ‘초선 무덤’ 뚫은 3선이냐…反현역 지지 업은 루키냐
  1. 1'상위 0.1%' 부산 자영업자 연소득 19억원…서울 이어 2위
  2. 2전국 기름값 4주째↑…부산 휘발유, 주간 기준 1600원 돌파
  3. 31108회 로또 복권 1등 14명…당첨금 각 19억5799만 원씩
  4. 4정부, WTO 수산기금에 13억8000만 원 공여…"개도국 지원"
  5. 5부산 첫 미쉐린 ★맛집 3곳 탄생…30대 셰프 맛에 반했다(종합)
  6. 615조 부산시금고 유치 물밑작업? 사회공헌 활발해진 은행
  7. 7신세계 센텀시티 '하이퍼그라운드' 개장 1년 만에 'MZ 핫플'로
  8. 8中알리·테무 저가 공습…韓 이커머스 시장 요동
  9. 9해상풍력·레저산업 급성장…바다 사유화 없게 법 정비해야
  10. 10부산시, 조선업에 1조3000억 투입
  1. 1부산서 다리 다친 환자 결국 창원까지…의료공백 현실로(종합)
  2. 2양산시 상북 석계리 아파트 진입도로 확장지연 교통체증 심각 우려
  3. 3부산 곳곳서 정월대보름 행사 ‘풍성’…가장 밝은 달은 9시 30분
  4. 4美 무인우주선, 달 표면에 누워 있는 상태로 추정
  5. 5학원승합차가 정차한 시내버스 추돌...초등학생 4명 부상
  6. 6[날씨칼럼]변화무쌍한 봄 날씨
  7. 7홍준표 시장 ‘이강인 저격’에...이준석 “이강인 인성 디렉터 맡긴 적 없어”
  8. 8전세사기 피해자 1주기 추모제…“피해회복 전혀안돼” 대책 촉구
  9. 9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정부·의사단체 중재하겠다”
  10. 10부경대·한국해양대, 연합대학으로 뭉쳐 글로컬大 도전
  1. 1이의진·허부경 3관왕…부산, 동계체전 둘째날 6위
  2. 2부산세계탁구선수권 남자 탁구, 중국에 2-3 역전패…동메달 획득
  3. 3류현진 화려한 컴백…몸값 8년 170억 역대 최고
  4. 4한국 남자탁구 해냈다…덴마크 꺾고 4강 진출·동메달 확보, 다음은 중국이다
  5. 5손흥민 호주전 골, 아시안컵 최고골 후보
  6. 6류현진,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첫 메이저리그 직행
  7. 7동아대 태권도학과 일본서 시범공연
  8. 8막오른 동계체전…부산 크로스컨트리 '간판' 허부경·이의진 첫 금메달
  9. 9사과한 이강인, 감싸준 손흥민…韓축구 한시름 덜었다
  10. 10만리장성은 높았다…한국 여자대표팀, 중국에 패배
우리은행
2030 엑스포 백서…글로벌 허브로의 항해 계속
간사이 광역연합 상생의 엑스포…부울경도 함께 재도전을
2030 엑스포 백서…글로벌 허브로의 항해 계속
영도 트램, 서구 의료특구…원도심 ‘新성장동력 발굴’ 특명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부산 영도, 낭트의 낭트 섬을 보자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디지털 대전환을 맞이하는 교육자의 자세
벽 허물기
국제칼럼 [전체보기]
생성형 AI시대와 저작권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더 늦춰서는 안 돼
윤흥신 장군 동상 건립, 역사 정신 바로 세운 일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꼰대세상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노무현이 옳았다
분노를 잃으면 ‘생성형 인공지능’도 답이 없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원초적인 기층음악 민속악과 재즈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따뜻한 말의 힘, 사람의 마음이 된다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비장한 낙동강 벨트
중재자 카타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할머니의 곶감
아메카지와 부대찌개
사설 [전체보기]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 앞서 역할 다했나 자성부터
금리 9연속 동결…물가·가계부채 관리 빈틈없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생 2회차
이선균의 죽음이 던지는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우리 시대의 올바른 복지 원칙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구문제에 대처하는 근원적 방법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리산 문화권의 새로운 구상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자신과의 경쟁’이 ‘경쟁 교육’ 대안이다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자객공천’ 유감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역사 속 와인 마케팅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왈츠와 신년음악회
캐럴과 송년음악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남리 김두량의 ‘삽살개’
도상봉의 격조 있는 ‘달 항아리’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 이제 살 만한가 봅니다
마이스 도시 부산, 문화 콘텐츠로 완성하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