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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정보경찰 축소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3-12-06 19:37:09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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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경찰서 출입기자에게 선배들이 전하는 대표적 취재 노하우 중 하나가 “정보과를 반드시 매일 체크하라”는 것이다. 정보과 만큼 지역 현황을 환하게 꿰뚫고 있는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각 구를 2~3개 동 단위로 나눠 그 안에 있는 관공서 기업 정당 단체 등 거의 모든 기관을 드나들며 동태를 살피는 게 정보경찰의 일이다. 업무가 기자와 매우 비슷하다. 밤 늦게까지 불이 켜진 정보과 사무실에 기자가 들이닥치면 당직자들은 정리하던 보고서를 감추기 바쁘다. 대부분 단순 첩보나 행사 예고 수준이지만 가끔은 알짜배기가 숨어 있다.

정보경찰은 일제강점기 특별고등경찰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해방 후엔 경찰청 사찰과, 군사정권 시대에는 정보과나 정보보안과 등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다. 정보경찰의 업무는 경찰법에 근거한다. 제3조 ‘치안 정보의 수집’이다. 그런데 이 ‘치안 정보’라는 말이 애매하다. 범죄 정보 수집이나 집회 시위 대응은 그렇다 쳐도, 정치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하는 게 그 범위에 들어가느냐는 항상 논란이다. 하지만 기자가 아는 한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정보경찰의 활동방식이나 성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남이 쥔 정보는 흉기이지만 내 손에 있으면 그보다 든든한 무기가 없는 법이다.

대대적인 경찰 조직 개편으로 일선 경찰서의 정보과가 대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부산에는 15개 경찰서 모두 정보과를 두고 있는데 이 중 집회 수요가 많은 연제서 중부서 부산진서 등 3군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6개 권역으로 나눠 부산경찰청 광역정보계로 흡수시킨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 부산 서울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묻지마 강력 범죄 이후 현장 치안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비(非)치안 부서 인력을 줄이고 이를 지구대나 파출소 등에 집중 배치한다는 것이다. 그 직접적인 화살을 보안 외사와 함께 정보과가 맞은 셈이다. 이로써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던 경찰정보 기능의 축소와 광역화는 불가피해졌다.

국가정보원, 검찰, 심지어 군에도 정보 수집 기능은 있으나 범위나 정확도가 경찰을 따르지 못한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우리 사회 제일 밑바닥에서 국민을 만나고 민심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해온 순기능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요즘처럼 지방자치제 시행으로 토호세력이 할거하기 쉬운 풍토에선 더욱 그렇다. 정보 자체가 아니라 언제나 정보의 오용(誤用)이나 악용(惡用)이 문제였을 뿐이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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