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한국인만 모르는 가치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4-01-10 19:36:14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전 세계인을 괴롭혔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하늘길과 뱃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를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부산에서 외국을 오갈 때 탑승권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출발지나 도착지에 국내에서 주로 쓰는 ‘김해공항’이 아닌 ‘BUSAN’(부산)이라고 써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해외 현지 승무원이나 공항 직원에게 ‘김해공항’(GIMHAE Airport)을 묻는다면 어디인지 잘 모를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는 공항 건립 당시 지역명을 따 ‘김해공항’이라 부른다. 하지만 전 세계 해운과 항공 물류업계에서는 실제 세밀한 위치나 공식적인 주소보다는 ‘BUSAN’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BUSAN’이 갖고 있는 인지도가 얼마나 높은 지 보여준다.

‘부산항’ 역시 마찬가지다. 캡틴이나 노트(Knot) 등과 같이 항공은 주요 명칭이나 시스템을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진 항만이나 해운업계에서 그대로 가져온다. 부산항은 국내 최대 무역항구다.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기준 7위, 환적 물량 기준 전세계 2위의 주요 항만이다. 전 세계 10위권 항만 중 중국이 8개를 차지하고 있어 실제 국가만으로 따지면 3위에 해당할 정도의 규모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부산항의 국제적 지위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부산항 관련 이슈나 현안이 소외되거나 평가절하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해운항만 관계자들이 으레 하는 말이 있다. 바로 “한국인만 부산항의 가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오히려 ‘Busan Port(부산항)’를 우리보다 더 잘 알고 대단하다고 여긴다. 특히 해운항만 또는 물류 관계자에게 ‘Busan Port’라고 말하면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들 것이다.

부산시민으로서 유쾌한 얘기는 아니지만 지난해 세계등록엑스포의 부산 유치활동 때도 부산항의 진가가 확인됐다. 당시 정부와 부산시 기업과 민간단체 등이 모두 열과 성을 다해 유치활동을 벌였는데 BPA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준석 BPA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또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과 함께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네덜란드 등을 방문해 세일즈에 나섰다. 크로아티아와 루마니아 정부 주요 관계자는 부산항을 둘러보고 벤치마킹하기를 원했고 우리 정부와 BPA는 항만개발 및 항만 운영 노하우를 전달하기로 약속해 점수를 따기도 했다. 특히 유치활동을 위해 한 국가에 접촉하고자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가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BPA가 ‘부산항’을 매개로 쌓은 그간의 네트워킹을 십분 활용해 만남 주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부산항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렇게 길게 설명한 이유는 바로 경남에서 ‘부산항만공사’의 명칭을 변경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의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부산항만공사의 영어 명칭은 ‘Busan Port Authority’(BPA)다. 부산항의 제2신항인 진해신항은 2040년까지 14조 원이 투입돼 총 21선석의 대규모 스마트항만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경남 측은 진해신항이 경남 창원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부산항만공사의 명칭을 ‘부산경남항만공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부산항’ 브랜드 가치와 의미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경남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인구급감과 주요 산업 침체 등으로 지자체마다 아우성을 치는 와중에 항만산업을 통해 지역 발전과 지역 인지도 제고 및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싶은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해수부와 BPA 역시 이 같은 상황에 공감하고 항만위원 확대 등을 통해 경남지역 의견 수렴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산항’ 명칭은 전혀 다른 문제다. 1876년 ‘부산포’라는 이름으로 개항해 부산항의 공식 역사만 해도 148년에 달한다. 해운과 물류는 국제적인 인지도와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명칭을 섣불리 변경해서는 안 된다. 절체절명의 시기에 작은 것에 매달려 힘을 빼기보다는 바다처럼 넓은 시야와 깊은 안목을 갖고 부산·경남이 동반 성장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조민희 해양수산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지긋지긋한 론스타
어떤 ‘최장수’ 기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79년 정론 국제신문 정상화 요구 들불처럼 번진다
노후 원전 사용연장 안전에 일말의 의심 남지않게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