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동해 오징어 어업을 다시 살리려면

정석근 국립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정석근 국립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   입력 : 2024-01-21 19:47:2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기후변화로 동해 오징어 어업이 소멸 위기에 처했지만 정부 대응은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 진단 없이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특히 낚시로 오징어만 주로 잡아오던 동해 채낚기 어업은 도산위기에 처해 지난 12월 여당과 정부는 3000만 원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나는 15년 전부터 국제논문과 언론 기고문, 보도자료를 통해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따라 방어 삼치 참다랑어와 함께 오징어 서식지가 가장 빨리 북상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수산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와 산하 연구기관에서는 명태 살리기에서 볼 수 있듯이 ‘노가리 남획으로 명태가 사라졌다’는 대응 논리로 기후변화가 우리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애써 부정해오다가 최근 부랴부랴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전시행정에 그치고 있다.

처음에는 우리 어민이 남획해서 오징어 자원량이 줄어들었다면서 TAC(총허용어획량) 제도를 2010년에 시작을 했고, 또 몇 년 있다가는 총알(새끼) 오징어를 많이 잡은 것이 원인이라며 금지체장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래도 오징어 어획량이 계속 떨어지니 이젠 북한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때문이라고 말을 바꾼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어선이 북한 바다에 거의 들어가지도 못했는데도 오징어 어획량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이렇게 제대로 연구조사도 하지 않고 시류에 편승하여 수시로 원인을 바꾸니 장기적인 대책이 나올 수가 없다. 그냥 수십 년 해오던 그대로 ‘어업 선진화’니 하면서 기후변화 적응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관성적인 규제 만능 대책이나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지금은 마지못해 기후변화 영향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그 동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어민이야 망하든 말든 그냥 뭘 하는 척 생색만 내면서 이번 위기도 대충 넘어가려고 한다.

오징어 어업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새 어장을 개척하거나 국제협력을 통해서 바뀐 어장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다음은 새롭게 잘 잡히는 어종을 잡을 수 있도록 어선 설비와 어구어법을 바꾸는 것인데, 최근 일본 정부에서도 지원을 하고 있다. 현행 수산업법에서는 조업구역을 바꿀 수도 없고, 어구어법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업구역과 어구어법, 금어기, 금지체장, 섞어잡기금지와 같은 어업규제를 정부가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야 어민들이 기후변화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희망이라도 보일 것이다.

지역 간 업종 간 갈등과 분쟁이 있지만, 어민끼리 단결해서 한 목소리로 어업규제 철폐에 나서면 정치권이나 정부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대형기선 저인망어업 동경 128도 이동 조업을 반대해온 동해 연안어업에서도 이번 오징어 위기를 계기로 대승적으로 양보한다면 상생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다. 기후변화로 사라진 명태와는 달리 오징어 산란장은 여전히 동중국해에 머물러 있어 동해를 아주 떠난 것은 아니다. 제주대 수산연구실에서 개발중인 오징어 시공간변동 예측 모델 결과를 보면 동해 연안이었던 오징어 주어장이 기후변화로 최근 동해 먼바다로 흩어진 듯하다. 따라서 수동적인 어구인 채낚기로는 잡기가 힘들지만, 어획효율이 높은 대형저인망 어선은 동경 128도 이동 조업금지 규제만 풀어주면 독도 부근 한일중간수역과 러시아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오징어를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려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고 경영악화에 따른 소멸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우리 바다가 요동치고 있다. 경직된 어업규제를 신속히 없애야 그나마 지금까지 겨우 명맥을 유지해 남아있는 연근해 어업이라도 기후변화에 적응하면서 앞으로 생존할 수 있다. 업종간 지역간 조업구역 갈등을 정치권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어민들도 서로 조금씩 양보해준다면 오징어도 서민 수산물로 우리 아침 밥상에 다시 올라올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3. 3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4. 4“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5. 5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6. 6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9. 9‘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10. 10[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4. 4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5. 5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6. 6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7. 7[속보]유시민, 이 대통령 검찰개혁 "국민 속인 것"…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8. 8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9. 9[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상승…민주 38.7%·국힘 39.4%
  10. 10김승원 전 보좌관 “대통령에게 ‘제2의 조국 막아야’ 편지 보내”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8. 8“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9. 9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0. 10금주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카카오맵 전용지도 띄운다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6. 6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7. 7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8. 8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속보]유시민, 이 대통령 검찰개혁 "국민 속인 것"…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5. 5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6. 6[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7. 7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8. 8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9. 9[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10. 10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