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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중국의 ‘중매 보상금’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24-01-30 19:27:3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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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나라는 중매를 담당하는 관리인 매관(媒官)을 뒀다. 남자 나이 서른(여자는 20세)이 넘기 전에 짝 지어 주는 게 임무. 민간에선 중매쟁이를 매인(媒人)·매파(媒婆) 또는 월하노인(月下老人)이라 불렀다. 월하노인 유래는 당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성을 여행하던 위고가 달빛 아래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사람들의 혼처를 점치고 있다고 했다. 위고가 자신의 짝은 어디 있는지 묻자 노인은 “북쪽 성 아래 노파가 안고 있는 젖먹이 아이”라고 예언했다. 세월이 흘러 위고가 백년가약을 맺은 배필이 바로 송성에서 자란 태수의 양녀였다.

중국 지방정부가 농촌 총각 중매에 다시 뛰어들었다. 광둥성과 산시성 정부는 이달부터 중매자가 30세 이상 총각에게 여성을 소개해 결혼이 성사되면 600∼1000위안(약 11만∼19만 원)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노총각 양산 원인은 ‘남초 현상’과 높은 청년 실업률이다. 2020년 중국의 남성 인구(7억2200만 명)는 여성 인구(6억9000만 명)보다 3200만 명 많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Z세대는 남성이 여성보다 1827만 명 많아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남녀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하다”고 전했다. ‘한 자녀 정책’으로 남아 선호 사상이 더 공고해지면서 성별 인구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농촌 남녀 성비(2021년)는 여성 100명 대 남성 108명으로 나타났다. 농촌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남초 현상이 더 심각해졌다. 약 270가구인 산시성 샹자좡 마을은 25∼40세 미혼 남성이 4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20%대 청년 실업률도 만혼(晩婚)을 부채질한다. 가족 부양능력이 없는 젊은 남성이 결혼을 미루는 건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비슷하다. 청년이 결혼을 미루면서 저출생이 심화한다.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22·2023년 연속 1000만 명을 밑돌았다. 세계 1위 인구대국 지위도 인도에 넘겨줬다.

부산 사하구도 올해부터 ‘선남선녀 만남 데이’라는 이름으로 중매에 나선다. 내국인과 외국인 상관없이 데이트 비용을 지원하고 실제 결혼하면 상견례 비용과 결혼축하금까지 준다. ‘소멸’ 속도가 얼마나 빠르길래 자치단체가 소개팅까지 주선할까. 청년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이 화 나 있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가장 치열한 경쟁을 뚫고 힘겹게 스펙을 쌓아도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이니 분노가 치솟을 만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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