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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2월 소방 관계자들이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
2014년 대한민국은 아팠다. 그 해 2월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꽃다운 청춘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망으로 가득찼던 부산외국어대 신입생 환영회는 피눈물로 물들었다. 4월 16일에는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앞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이 숨졌다. 산 자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살아 돌아올 것 같아” 불면의 밤을 지새는 유족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만성질환처럼 달고 살기도 한다. 강산이 한 번 바뀐 2024년 2월. “당신은 안전해졌느냐”는 희생자 질문에 우리는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까.
오는 17일 10주기를 맞는 마우나리조트 참사는 명백한 인재였다. “설계부터 관리까지 총체적인 부실이 낳은 비극”(경찰 수사)이었다. 강도가 떨어지는 자재 사용은 물론 지붕에 눈이 많이 쌓였는데도 제설 작업을 제때 하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1·2심 재판부도 설계·시공·감리부터 리조트 담당자까지 총 13명에게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했다. 10년이 흘러도 생존자와 유족의 고통은 아물지 않았다. 국제신문이 만난 마우나 참사 생존자 장연우(29) 씨는 마약성 진통제를 달고 산다. 37번의 수술을 견뎌냈지만 여전히 아프다. 10년째 PTSD에 시달리는 고위험군도 상당수다. 2014~2018년 피해자 상담을 진행한 의료진은 PTSD 만성화를 우려한다. 스무살 청춘이 멈춘 것이다.
우리 사회가 마우나 참사의 교훈을 살리지 못한 점은 더 아쉽다. 이태원·초량지하차도 비극을 포함해 대형 인명피해는 끊임없이 발생했다.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와 해병대 채 상병 순직까지 모두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악몽이다. 정부와 국회도 다중 인명사고 원인 분석과 희생자 추모에 진력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여야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합의하지 못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우리 정치 수준이다. “159명이나 죽었는데 책임자는 어떻게 가릴 것인가”는 상식적인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 활동을 하는 4·16재단 예산(행정안전부)이 5억3000만 원에서 올해 3억3000만 원으로 37% 삭감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가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잊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건 아니길 바란다.
사회적 참사를 막는 핵심은 안전의식이다. 일상생활에서 법과 제도를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마우나 참사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를 계기로 강화된 건축 규제가 LH 아파트 철근 누락까지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사가 안전을 1순위에 두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어도 중대재해는 매일 발생한다. 이래선 불안사회가 지속된다. 안전의식은 희생자 추모를 통해 강화된다. 이젠 대형사고가 나면 그때만 난리 치다가 쉬 잊어버리는 망각병부터 고쳐야 한다. 이게 10주기를 맞은 마우나·세월호 희생자들이 우리에게 던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