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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흥신 장군 동상 건립, 역사 정신 바로 세운 일

윤한표 윤흥신기념사업회 회장

  • 윤한표 윤흥신기념사업회 회장
  •  |   입력 : 2024-02-15 18:53:5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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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새해 벽두에 부산 동구에서 윤흥신 장군 동상을 건립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동상은 녹물이 흐르던 석상을 철거하고 새로 세워졌다. 윤흥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다대포 전투에서 순절한 인물로 정발 장군, 송상현 부사와 함께 부산의 임진왜란 3대 영웅으로 꼽힌다.

동상이 건립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존 석상은 정발 장군 동상과 송상현 부사 동상이 건립된 이후 1981년 만들어 졌다. 당시 시민에게 좀 더 친근감을 주기 위해 석상을 택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석상 곳곳이 철골에서 흘러나온 녹물로 얼룩졌고 바닥 타일마저 파손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 때문에 동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왔다. 일부에서는 다대포 전투에서 순절한 만큼 다대포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런 논의는 2015년부터 지속됐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운 데다 다대포에 마땅한 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다행히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한 영웅에 대한 예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동구가 예산 확보에 소매를 걷어붙였고, 기존 석상이 있던 자리에 동상을 세우자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덕분에 해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다대포가 아니라 부산을, 더 나아가 나라를 지킨 영웅이라는 큰 생각이 장소 논쟁을 종결시키고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게 한 것이다.

전사 연구자들은 다대포 전투를 임진왜란 첫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당시 수백 척의 왜선을 본 부하가 중과부적이라는 판단 아래 “성을 나가 피하는 것이 낫겠습니다”고 말하자 “죽음이 있을 뿐이다. 어찌 간다는 것이냐”고 호통쳤던 윤흥신 장군의 유명한 일화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다. 장군의 생애는 순탄치 않았다. 파평 윤씨 가문의 자제로 태어났지만 을사사화로 아버지와 형이 처형당하고 노비 신분으로 전락한다. 32년이 흐른 뒤 을사사화 때 희생된 사람들의 신분이 회복되면서 장군도 양반 신분을 되찾아 진천현감, 진도군수를 역임한 후 다대진첨사로 부임해 임진왜란 때 순절했다. 하지만 동래 충렬사를 건립해 제사를 지낼 때 송상현 부사와 정발 장군과 달리 장군의 이름은 빠졌다. 그 후 100여 년이 지난 영조 때에야 충렬사 제사에 포함되면서 늦게나마 공적을 인정받았다.

북항 앞바다를 바라보고 의연히 서 있는 동상의 모습은 백척간두의 절체절명 위기 속에서도 후퇴를 간청하는 수하의 간언을 꾸짖고 죽음을 택한 결의에 찬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오른손은 주먹을 꽉 쥐고, 왼손은 활을 들고 목숨을 초개 같이 버린 장군의 정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준다. 위기 상황에도 개인의 목숨보다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먼저 걱정했던 장군과 같은 영웅이 역사 속에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동상 건립이 해마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안타까웠지만 나라를 구한 역사적 영웅을 끝까지 잊지 않고 예우해 준 동구의 노력 덕분에 이제야 매듭짓게 됐다. 그동안 힘써 준 동구에 경의를 표하며 동상 건립을 계기로 윤흥신 장군이 대한민국 수군의 표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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